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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에 관해 놀라운 사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가장 복잡하고 신비한 것이 바로 인간의 뇌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인간의 뇌보다 10억 광년 떨어진 별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 

인간의 뇌는 약 1천억 개의 뉴런으로 구성돼 있다. (이건 은하계의 별들만큼 세포가 많은 것이다.) 인간 뇌에 있는 뉴런을 한 줄로 잇는다면 그 길이가 1백만 킬로미터나 될 것이다.

인간의 뇌 특성

 

인간의 뇌에 관해 놀라운 사실을 몇 가지 소개한다. 

 

1. 1900년대 초 과학자들은 우뇌가 신체의 왼쪽을, 좌뇌가 오른쪽 부위를 통제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2. 뇌 발달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신체의 다른 어떤 기관보다도 더 크게 달라진다. 

3. 사람이 머리에 충격을 받을 때 불꽃이나 별이 번쩍이는 듯하는 것은 시각을 담당하는 뇌세포들이 심하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뇌진탕). 특히 뒤통수에 충격을 받은 뒤 별이 더 자주 나타나는데, 이건 대뇌피질의 위치 때문이다.

4. 안구는 뇌가 물리적으로 확장된 것. 

5. 깨어 있는 동안 인간의 뇌는 전구를 켤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다. (10-23 와트.) 

 

뇌회, 뇌 이랑, gyrus, 뇌 고랑, 회백질

6. 뇌 표면의 주름이나 균열을 <뇌 고랑>이라 부른다. 주름들 사이의 매끄러운 부위를 <뇌이랑, 뇌회 gyrus>이라 부른다. 

7. 진화의 측면에서 가장 새로운 대뇌피질 부위는 신피질(neocortex)로서, 과학자들은 이것이 인간 지능의 발달을 담당하는 것으로 믿는다. 

8. 사람이 나이 40이 될 때까지 뇌는 계속 성숙한다. 우리를 사람답게 만들어 주는 전전두엽 피질은 유년기에 발달하고 후기 청년기에 개선되며 수십 년 동안 계속 진화하고 발달한다. 

 

9. 인간 뇌의 표면적은 1500~3000 평방센티미터이고, 척수의 평균 길이는 45센티쯤에 직경 1센티쯤 된다.

10. 고대인들은 위와 심장 등 다른 장기가 뇌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예를 들어, 고대 이집트인들은 미라를 만들면서 긴 쇠고리를 코로 집어넣어 뇌를 뽑아냈다. 그러면서도 위와 간, 창자와 심장 등은 보존한 것이다. 

 

11. 남아메리카에서 과학자들이 인위적으로 두개골에 구멍 만든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두통과 뇌 질환을 치료하거나 이른바 ‘악령’을 머리에서 내쫓기 위한 행위였다. 이 구멍을 만드는 과정은 극도로 고통스러웠다. 그런 두개골이 많이 발견된 점으로 보아 그 당시 뇌 수술이 흔한 일이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12. 아리스토텔레스는 사고의 중심이 심장이며 뇌의 기능은 생각을 진정하는 것일 뿐이라고 믿었다. 

13. 심장이 아니라 뇌가 감각과 사유의 중심기관이라고 처음 주장한 사람은 B.C. 6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의사 ‘크로톤의 알크메온 Alcmeon of Croton’이었다. 그는 또 시신경이 뇌로 빛을 전달하는 경로라고 확신했다. 

 

치즈와 두부

 

14. 인간의 뇌는 75%가 물이며, 두부나 젤라틴 정도의 점도를 가지고 있다. 

 

15. 연구자들이 알아낸 결과, 다른 아이들과 놀거나 소통할 기회를 빼앗긴 아이들은 그 나이의 정상적인 아이들보다 뇌가 20-30% 더 작았다. 또한, 아동 학대는 아이의 뇌 발달을 저지하고 아이의 성장에 계속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16. 산모의 질환은 태아의 뇌세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 결과, 임신 기간에 독감이나 영양 부족이 아이의 정신분열 증세와 연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 인간의 뇌에서는 1초에 10만 번의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 

18. 무뇌증(Anencephaly)은 뇌와 상부 두개골과 척수가 날 때부터 없는 기형이다. 이런 증상을 갖고 태어난 아기 대다수는 사산되거나 출생 후 몇 시간 뒤에 죽는다. 

 

19. 후각은 감정과 기억을 통제하는 뇌 부위와 연결돼 있다. 어떤 냄새를 맡고 회상에 깊이 잠기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20. 뇌에는 통증 수용체가 없고, 그래서 뇌는 통증을 못 느낀다. 

 

인간 뇌에 퍼져 있는 혈관

 

21. 인간 뇌에 퍼져 있는 혈관을 다 이으면 16만 킬로미터가 된다. 

22. 인간 뇌의 60%는 지방으로 이뤄져 있다. 인체에서 지방이 가장 많은 기관에 속한다. 

 

23. 임신 초기에는 1분에 약 25만 개의 뉴런이 발달한다. 출생 후 신생아의 뇌는 첫해에 거의 3배나 커진다. 

24. 인체의 전체 산소의 20%쯤을 뇌가 사용한다. 뇌는 또 신체에 있는 모든 혈액의 20%를 사용한다. 

 

25. 사람들 평생에서 두 살 때가 다른 그 어느 시점보다도 뇌세포가 더 많다. 

26. 뇌에 대한 최초의 서면 언급은 기원전 4천 년경 고대 스코틀랜드에서 발견됐다. 익명의 작자는 양귀비를 이용하여 생긴 행복증과 의식의 변화 느낌을 묘사한다.

 

27. 여성의 뇌는 임신 기간에 수축하며, 완전히 회복하는 데 6개월이 걸린다. 

28. 만약 뇌세포가 피부나 간의 세포처럼 대체 가능하다면, 우리는 기억을 잃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허기질 때 뇌의 뉴런들은 자기 자신을 먹는다.

 

29. 사람이 다이어트를 하거나 음식을 먹지 않으면, 허기를 유발하는 뇌의 뉴런들이 자기 자신을 먹기 시작한다. 이것이 허기진다는 신호가 일으켜서 먹을거리를 찾게 하는 것이다. 

30. 사람은 낮보다 밤에 더 빠르게 성장한다. 뇌의 작은 부위인 뇌하수체(pituitary gland)가 사람이 때 성장 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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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

(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루덩의 악마들 표지 the devils of loudun

 


 

  한데 주임신부가 그런 빚을 지고만 있지는 않았다. 적대자들이 자기를 혐오하는 만큼 그도 그들을 혐오했다. 하지만 이런 말이 있다. 

  “저주는 사람을 들끓게 하고, 축복은 사람을 온화하게 만든다.”[각주:1] 

  사랑보다 증오와 분노에서 즉각적인 만족을 더 크게 얻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적지 않다. 선천적으로 공격적인 그들은 물리적으로 자극된 호르몬에서 나오는 분노를 위하여 가장 추악한 열정에 일부러 탐닉하면서 금방 아드레날린 중독자가 된다. 그들은 하나의 자기주장이 언제나 또 다른 적대적인 자기주장을 야기하게 된다는 점을 잘 알면서, 자신들의 흉맹함을 부지런히 갈고 닦는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아주 빨리 걸쭉한 싸움으로 들어선다. 

  싸움이란 그들이 가장 기뻐하는 일, 왜냐하면 싸우면서 피가 끓을 때 본연의 자신을 가장 확실하게 느끼니까. “기분 좋아!” 하면서 당연히 자신이 옳다고 여긴다. 아드레날린 중독을 의분 표출이라 합리화하고, 결국엔 예언자 요나처럼 그럴 만하니까 분개하는 것이라 확신한다. 

 

  거의 루덩에 도착한 순간부터 그랑디에가 볼품 사납긴 해도 그의 관점에서는 아주 신나는 싸움에 두루 말려들었다. 한 젠틀맨은 주임신부에게 실제로 칼을 빼들었다. 지역 경찰을 대표하는 다른 인물과는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욕설로 난타전을 벌였고, 그건 곧 물리적 폭력 사태로 번졌다. 수효에서 압도된 주임신부와 그의 복사들이 예배당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버텨야 했다. 

  다음날 그랑디에가 교회법정에 호소했고, 경찰 수뇌는 추문을 일으켰다 하여 징계를 받았다. 그건 주임신부의 승리였다. 하지만 대가가 따르는 법. 그를 막연히 꺼림칙하게 여기던 사람이, 영향력 있는 인물이, 이제 그에게 치명적이고 고질적인 적으로 변해 복수할 기회만을 호시탐탐 노리게 됐다.   

 

기독교적 온유함 못지않게 기본적인 조심성 문제로 말하자면, 주임신부는 자신을 둘러싼 적의를 누그러뜨리는 데 최선을 다했어야 한다. 그러나 예수회에서 교육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독교 정신을 그리 많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다르마냑과 다른 친구들이 하는 조언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감정이 개입된 경우에는 진중하게 행동할 수 없었다. 오랜 종교적 훈련이 그의 자기애를 제거하거나 심지어 완화하지도 못했다. 그것은 에고에 신학적 ‘알리바이’를 제공했을 뿐이다. 

 

  속이 차지 못한 에고이스트는 제가 원하는 것만 원할 뿐이다. 그런 사람한테 종교 교육을 시키면, 그가 원하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는 것이요, 무슨 짓을 하더라도 그의 명분이 진정한 교회의 명분으로 간주되는 것이요, 그 어떤 화합도 근본악을 위무하는 것일 뿐이다. 

  “너를 고소한 사람과 법정에 가는 길에 화해하라.” 예수의 조언이 그랑디에 같은 사람들한테는 바알세불과 협정을 맺으라는 불경한 촉구처럼 보인다. 

  적대자들을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주임신부는 자신의 힘을 총동원하여 그들의 적의를 한층 더 키우려 들었다. 이런 점에서 그의 파워는 거의 천재적이었다. 

 

  동화에서는 갖가지 선물을 들고 선한 요정이 아기 요람을 찾아든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선물이 도리어 불행을 안기는 경우가 잦다. 예를 들어 그랑디에한테 선한 요정은 다른 확실한 재능들과 더불어 가장 눈부시면서도 가장 위험한 선물을 주었다. 바로, 달변. 

  뛰어난 설교자며 성공적인 변호사와 정치인은 죄다 비범한 배우이기도 하다. 그런 이들 입에서 나온 말은 청자들한테 거의 마법 같은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한데 이 효력은 필히 비이성적인 성격을 띠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의도를 지녔다 해도 뛰어난 연설자는 그 말로써 득보다 해를 더 많이 끼친다. 뛰어난 연설자는 풍부한 어휘와 좋은 목소리라는 마법을 동원해 나쁜 주장이 옳은 것이라고 청중을 설득할 수 있다.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어떤 주장이 옳은 것이라면 달변 기법에 속하는 재주나 트릭에 의존할 필요가 전혀 없는 법이다. 

 

  본질적으로 근거가 잘못된 신념을 옳은 것이라 주입하기 위해 웅변술 장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인간 본성에 있는 최소한의 신뢰 요소를 우려먹는 죄를 짓는 셈이다. 그들은 재앙적인 입담 재주를 발휘함으로써 일상에서 대다수 사람들이 빠져 있는 일종의 최면 상태를 더 깊게 만든다. 반면에 진정한 철학과 진정한 종교의 목표와 과제는 그런 최면의 안개와 구름을 걷어내는 데 있다. 

  게다가 지나친 단순화 없이 효과적인 웅변술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단순화하려면 사실들을 왜곡할 수밖에 없는 법. 심지어 진실을 말하고자 최선을 다할 때조차 노련한 연설자는 그 자체로 이미 거짓말쟁이다. 또 가장 노련한 연설자는, 덧붙일 필요가 거의 없지만, 진실을 말하려 애쓰지도 않는다.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진실과 거리가 멀어서 동지들에게 공조하고 적대자들을 몰아붙이는 것이니.   

 

  오호라, 그랑디에가 바로 그런 부류의 달변가였구나. 성 베드로 교회 설교단에서 주일마다 예레미야와 에스겔을, 데모스테테스를, 사보나롤라[각주:2]를 열심히 흉내 내고 때로는 라블레까지 모방했다. 왜냐하면 그는 의분 터뜨리는 것 못지않게 사람들을 조롱하는 데도 능하고 우레 같은 계시를 내뿜는 것 못지않게 빈정거림에도 일가견이 있었으니까. 

 

  자연은 진공 상태를 싫어한다.[각주:3] 우리네 마음도 그렇다. 오늘날 권태라는 골치 아픈 공간은 라디오와 텔레비전, 연속극 따위로 채워진다. 이런 면에서 선조들은 우리보다 운이 덜 좋았다. (아니면, 누가 알겠는가? 더 좋았을지도.) 

  그들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교구 성직자의 주간 퍼포먼스에 주로 의존하고 간간이 방문하는 카푸친회 수사들이나 순례하는 예수회 수사들의 강연으로 보충했다. 강론이란 하나의 아트이고, 다른 모든 아트 분야에서 그렇듯이 여기서도 변변치 못한 아티스트들이 좋은 아티스트들보다 훨씬 더 수두룩하다. 

 

  성 베드로 교회 신도들은 그 시장에서 그랑디에 목자라는 최고의 명인을 두고 있음에 자축할 수 있었다. 그는 가장 숭고한 기독교 미스터리에서부터 가장 민감한 풍문과 가장 미묘하고 가장 외설적인 교구 이슈들까지 어떤 주제든 눈부시게 즉흥적으로 소화해 냈다. 제 적대자들을 얼마나 거침없이 몰아쳤으며 고위직 인사들까지 얼마나 겁 없이 비판했던가! 

  만성적 권태에 빠져 있던 대다수가 환호했다. 그들의 박수갈채는 거꾸로 주임신부 웅변의 제물이 된 사람들의 분노를 증폭시켰다. 

 

  이 제물들 가운데는 위그노파와 가톨릭교회 간에 노골적인 적의가 멈춘 뒤 왕년의 프로테스탄트 도시에 세워진 여러 교파의 수도사들이 있었다. 그랑디에가 수도사들을 싫어한 주원인은 그 자신이 세속(교구) 성직자이며 제가 속한 카스트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충실한 병사가 자기 부대에, 충실한 졸업생이 모교에, 충실한 코뮤니스트나 나치가 자기 당에 충성하는 것과 진배없었다. A라는 조직에 충성하려면 B, C, D 등 여타 다른 조직을 어느 정도 불신하고 경멸하고 철저히 혐오할 필요가 있는 법. 

  이는 더 큰 상위 조직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교회 역사를 보면, 이단자와 불신자들에 대한 전반적이고 공식적인 증오에서부터 교단 간의, 학파 간의, 교구 간의, 신학자들 간의 특수한 증오에 이르기까지 증오의 계급구조가 여실히 드러난다. 

  살레의 성 프랑수아가 1612년에 이렇게 썼다. 

  「독실하고 신중한 고위 성직자들이 개입하여 소르본과 예수회 수사들 간에 결속과 상호 이해를 이끌어내면 좋았을 텐데. 만약 프랑스에서 주교들과 소르본 학자들과 수도회들이 철저하게 결속됐다면 십년 이내에 이단이 다 척결됐겠지.」 

  이단이 척결될 수 있었을 근거를 성인이 다른 대목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랑을 가지고 설교하는 사람은 누구든 이단을 전혀 비방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이단에 반대되는 설교를 하는 셈이다.」[각주:4] 

 

  속 깊은 증오로 갈라진 교회는 사랑을 체계적으로 실천할 수 없으며 설교할 수도 없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건 명백한 위선일 뿐. 그리하여 결속 대신 끊임없는 불화가 있었고, 사랑 대신 신학자들 간의 완고한 반감과 또 카스트며 학파며 교파의 공격적 애국주의가 있었다. 예수회와 소르본 간의 반목에 이어 얀센파와 또 예수회며 살레시오 동맹 간에 반목이 생겼다. 그 뒤로 정적주의[각주:5]와 ‘사심 없는 사랑’ 지지자들을 둘러싸고 기나긴 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프랑스 가톨릭교회 안팎의 불화는 사랑이나 설득이 아니라 권위적인 포고령으로 조정됐다. 이단자들 문제는 용기병[각주:6]의 위그노 박해와 끝에 가서 낭트칙령[각주:7] 폐지로 해결되고, 티격태격하는 성직자들 수습에는 교황의 대칙서들과 파문 위협이 동원됐다. 질서가 복원됐지만, 그건 가장 명예롭지 못한 길에서 전혀 영적이지 못하고 종교와 휴머니티와도 거리가 먼 방법으로 이뤄졌다. 

 

  당파에 대한 충성은 사회적으로는 피해가 막심하지만 개개인에게는 적잖은 보상을, 하다못해 공명심이나 탐욕보다도 여러 모로 더 많은 보상을 안길 수 있다. 뚜쟁이들이며 고리대금업자들은 저들 일에 자부심을 갖기 어렵다. 그러나 당파 투쟁은 거기에 빠지는 사람들이 사욕을 취하면서도 고개 빳빳이 들고 다닐 수 있게 하는 복합적 열정이다

  정당하며 심지어 성스럽다고 정의되는 그룹을 위해 그런 일을 하기 때문에, 그들은 제 자신을 훌륭하다 여기고 이웃들을 몹시 싫어할 수 있으며 권력과 돈을 추구하고 공격성과 잔혹함의 쾌감을 즐길 수 있다. 그러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뿐 아니라 외려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 자부하기도 한다. 제가 속한 그룹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다 보면 이런 유쾌한 악덕을 행하면서도 영웅처럼 행동한다는 착각을 일으키기 쉽다. 

 

  조직이나 당파의 구성원들은 자신을 죄인이나 범죄자가 아니라 이타주의자며 이상주의자로 인식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런 면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한데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이타주의란 실상은 훅 불면 꺼질 이기주의일 뿐이며, 많은 경우 목숨까지 바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이상주의란 실상은 끽해야 당리당략과 파벌적 열성의 합리화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탈이 생긴다. 

 

  루덩 지역 수도사들을 비난할 때 그랑디에는 정의로운 열정으로 하나님 사업을 수행한다고 여겼음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세속 사제단과 그의 좋은 친구들인 예수회 편에 서 있다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으니까. 

  카르멜회와 카푸친회 수사들은 수도원 담장 안에 있으면 충분하잖아. 아니면 인적 드문 마을들에서 미션 활동을 벌이면 되지. 도시 부르주아의 행사와 일에 어찌 감히 코를 들이민단 말인가! 하나님은 부유하고 존중 받는 이들을 세속의 성직자들이 이끌어야 한다고 정하셨어. 필요하다면, 선량한 예수회 수사들 도움을 좀 받아서 말이야. 

 

  새 주임신부가 처음에 취한 조치 하나를 설교단에서 공표했다. 앞으로 모든 신자는 외부 성직자가 아니라 교구 신부한테만 고해해야 합니다. 

  남자들보다 더 자주 고해하러 다니는 여성들이 기꺼이 따를 준비가 됐다. 이제 우리 성직자는 단정하고 잘 생긴 젊은 학자인데다 신사 매너까지 지녔어. 카푸친회나 카르멜회 감독 누구라도 그 정도는 못 되잖아! 

 

  거의 하룻밤 사이에 수도사들이 자기네한테 와야 할 참회자들을, 나아가 도시에서 영향력을, 거의 다 잃을 지경이 됐다. 

 

  이 첫 번째 공격에 이어...  (루덩의 악마들 1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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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덩의 악마들 11편 6 (최종)

루덩의 악마들 10편 5

루덩의 악마들 9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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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덩의 악마들 7-2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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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덩의 악마들 1편 8

루덩의 악마들 1편 7

루덩의 악마들 1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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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덩의 악마들 1편 3

루덩의 악마들 (1편 1)

루덩의 악마들 (1편 2)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4. 끝)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1)

흰 까마귀 이야기 (Tolerance)

 

  1. "Damn braces: Bless relaxes." 윌리엄 블레이크(1727-1857)의 책 <천국과 지옥의 혼인>에. [본문으로]</천국과>
  2. Girolamo Savonarola (1452-1498) - 이탈리아 도미니크회 성직자, 수도사, 1494-1498 피렌체 독재자. [본문으로]
  3. “Nature abhors a vacuum.” - 아리스토텔레스. [본문으로]
  4. St. Francis de Sales (1567-1622) - 스위스의 반종교개혁 지도자, 제네바 주교, 방문동정회 설립. 가톨릭 성인, 교부. [본문으로]
  5. quietism - 17세기 후반 에스파냐의 몰리나 등이 주창한 가톨릭 신비주의 경향. 몰리니즘. [본문으로]
  6. dragonades - 위그노 가정마다 머물던 용기병들. 프랑스 정부가 위그노들을 가톨릭으로 강제 개종시키기 위해 시행. [본문으로]
  7. Edict of Nantes - 1598년 앙리 4세가 낭트에서 공포한 칙령. 위그노들에게 광범위한 종교 자유를 부여하고 완전한 시민권을 허용. 그러나 리슐리외 추기경은 낭트 칙령의 정치적 조항들을 1629년 알레 칙령으로 무효화했고, 1685년 루이 14세가 완전히 철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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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바른 (생활) 호흡 원칙  

 

이른바 '언어 호흡'과 달리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호흡을 '생활 호흡'이라 부르자. 

에도 일정한 원칙이 있다. 

 

올바른 생활 호흡

 

1. 그 어떤 경우에도 공기를 억지로, 특히 입으로, ‘빨아들여서는’ 안 돼

 

2. 그 어떤 상황에서도 폐에 있는 공기를 다 내보내서는 안 돼.

("자연은 진공 상태를 싫어한다." - 아리스토텔레스)

 

3. 들숨은 반드시 코를 통해서.

(요가에서 하는 경고. “만일 입으로 숨을 쉰다면, 코로 밥을 먹어야 할 것이야”)

 

4. 호흡 과정에서 가슴은 들썩이지 않고 차분한 상태로 있어야 해.

 

5. 호흡은 주로 (주된 호흡 근육인) 횡격막이 작동하여 이뤄져야 해.  


 

호흡기관은 발성기관, 조음기관과 함께 움직여서 목소리와 말소리를 만든다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하는 호흡과 입말 행위 때 의식적으로 취하는 호흡은 서로 크게 다르다.

앞엣것을 생활호흡, 뒤엣것을 언어호흡이라 부르기로 한다.

통상 평온한 상태에서 우리는
코나 입으로 1초쯤 숨을 내쉬고, 1.5초나 2초쯤 휴지를 취하고, 그 뒤 1초쯤 숨을 들이쉽니다.
달리 말해,
1: 1.5: 1 즉 3.5초쯤이 한 호흡 주기이고, 이는 보통 사람의 경우 1분에 16회 정도 호흡한다는 뜻. 
이 생활 호흡은 비자의적인 움직임이고 무의식적으로 벌어집니다.

한데 그런 패턴이, 말을 할 때는 급격히 달라져서
대략 1: 0.5: 20 혹은 심지어 1: 0: 30이 될 수 있어요.
이런 언어호흡은 말하는 과정에 포함되고 말소리를 형성하며 말 가락의 근간이 된다는 특성을 지닙니다.

 

말하기와 언어호흡의 (특히, 날숨의) 관계도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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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과 목소리 울림

 

호흡과 목소리 울림

듣기 좋고 호감 가는 목소리를 내려면?  - 먼저, 호흡을 다듬고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1. 호흡은 본능적인 것으로서, 우리가 말하고 노래하는 동안 부자연스러운 울림이 나오지 않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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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40. 로고스란?  

 

세상에는 큰 저울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시비의 저울, 하나는 이해(득실)의 저울. 

이 두 가지 큰 저울에서 네 가지 등급이 나온다. 

옳은 것을 지켜 이로움을 얻는 것이 가장 으뜸이다. 

그 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로움을 입는 것

그 다음은 그릇됨을 따르다가 해로움을 얻는 것

가장 나쁜 것은 그릇됨을 따르다가 해로움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 (조선의 실학자. <목민심서>)

 

정약용, 세상에 저울 두 개

 

어떤 화자의 말을 들으면서 혹시 이런 생각에 사로잡힌 적은 없었나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어.”

“아니, 뜬금없이 저런 결론이 어떻게 나온 거야?”

“말도 안 돼! 저런 수치는 맞을 리가 없어.”

 

이건 화자에게 로고스가 빈약할 때 생기는 현상이며, 이런 경우 핵심 메시지가 잘 전달되기 어렵고 화자의 행동 촉구에 청중이 호응할 리 만무합니다.

 

로고스를, 말하기에서는 ‘논리적 추론’이나 ‘추론에 기초한 논거’ 같은 의미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논리라는 단어가 나오면 흔히 메마르고 따분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몰라요. 또 당신은 동적이고 재미난 화자가 되기를 원하고, 그래서 논리적 추론은 썩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한데 로고스는 청중이 이해하고 납득하도록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필요하고, 청중이 당신 스피치에 연역적 추리와 귀납적 추론을 무의식적으로(!) 늘 적용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생각해 봅시다.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을 청중에게 알리려 한다고 가정하지요.

* 새 다이어트 방법은 배고픔을 잘 못 느낀다고 주장한다. (전제 A)
* 배고픔을 잘 못 느끼니 칼로리 섭취가 줄 것이라고 주장. (전제 B)
* 칼로리 섭취가 줄어드니 체중이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 (전제 C)
* 따라서 새 다이어트 방법은 체중 감소에 좋을 것이라고 결론 내린다.
(이는 전제들이 옳다면 옳을 수밖에 없는 건전한 연역적 결론)

 

한데 이 얘기를 듣는 청중은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 지금까지 내가 시도한 다이어트는 다 참담하게 실패했어. (전제 D)
* 이 새 다이어트는 실패한 다이어트들과 비슷해. (전제 E)
* 따라서 이 새로운 다이어트도 아주 신통치 못할 거야. 
(이것은 두 가지 전제에서 나온 합리적인 연역적 결론)

 

 

청자들은 자기네 (실패했다는) 감정적 경험을 기반으로 내린 결론에 워낙 크게 사로잡혀 있어서, 당신 결론이 잘 먹혀들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두 가지 상충하는 결론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청중은 당신 주장에서 결점을 찾으려고 들겠지요. 당신의 연역적 결론이 견실하다 해도, 청중은 당신의 전제들을 의심할 거예요.

* “다이어트 할 때마다 난 늘 배고픔에 시달리는 걸!” (전제 A의 역)

* “칼로리 섭취가 줄면 운동량이 충분치 못해서 살이 찔 거야!” (전제 C의 역)

 

청자들이 내뿜는 역풍을 순풍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당신 주장이 더 자연스럽고 강할수록 역풍이 순풍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요. 

예를 들어, 당신 주장을 떠받치는 사실들과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과거에 실패한 방법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이는 겁니다. 이것이 잘 되면, 전제 E라는 의심과 청중 대다수의 귀납적 추론을 확실하게 물리치게 됩니다.

 

흔히 간과하기 쉽지만 설득에 고려해야 할, 아주 중요한 요소가 있어요.

바로, 평범한 것들!

이는 널리 퍼져 누구나 자연스레 갖고 있는 믿음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다 같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는 것이 가족의 결속을 강화한다고 A가 굳게 믿고 있다면, 그 평범한 것 때문에 당신이 A에게 저녁 클럽에 가입하라고 설득하기는 힘들 수 있어요. 

 

이 평범한 것들을 스피치에서 활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평범한 일은 스피치에서 (언급되지 않은) 전제들처럼 이용할 수 있다. 
2. 당신의 평범한 것들이 청중의 것과 다를 때, 그들의 것을 쓰라!
청중의 평범한 것을 당신의 전제처럼 이용할 때, 당신 주장은 훨씬 더 강해집니다. 아주 새로운 관점을 청중이 받아들이게끔 수고할 일이 없어요. 

 

스피치에서 로고스를 키우는 원칙 세 가지를 들지요. 

1. 이해할 수 있게 만들라. 
어떤 주장을 펼치더라도, 쉽게 이해되어야 설득력도 커져요.  

2. 논리적으로 만들라.
청중은 자기네 추론으로 당신 주장을 끊임없이 검증합니다. 당신의 전제들이 청중의 전제들과 상충되지는 않는지 확인해야 해요. 바로 앞에서 살펴본 대로, 청중이 이미 믿는 전제들을 이용하도록 강구합니다.   

3. 실제적인 것으로 만들라.  
구체적이고 특정한 사실과 사례에 기초한 전제들은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것에 기초한 전제들보다 더 빨리 수용되는 편이에요. 전제들이 더 쉽게 납득되면 결론과 주장도 더 쉽게 수용될 것.

 

선입견을 물리치기는 쉽지 않아요. 당신의 전제가 약하다면 청중은 당신 주장을 쉽게 외면할 거예요. 반면에, 견고하고 논리적인 주장은 청중이 무시하기 힘들어요. 강한 로고스가 좋은 에토스며 파토스와 결합될 때, 아무리 완고한 청중이라도 당신의 생각과 주장을 숙고하게 될 겁니다. 

앞에 나온, 일상적이고 평범한 믿음을 여러 가지 생각하고 적어 보세요.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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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진실을, 오로지 진실만을!  

 

 

우리는 다 거짓 없는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 정직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를 바랄 겁니다. 

하지만 실제에서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어찌나 밥 먹듯이 하는지, 러시아 극작가는 진실을 말하는 이가 외려 독특한 사람일 것이라고 이렇게 일침을 놓는군요. 

 

러시아 극작가 밤필로프

 

사기꾼과 비열한들은 정직하고 성실한 이들에게도 자기네처럼 대하지만,

정직한 이들은 사기꾼한테도 정직하게 대할 때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협잡꾼들이 정직한 이들을 이기는 경우가 심심찮게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그런 승리는 일시적인 것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거짓, 거짓말, 속임수, 사기, 협잡… 비슷한 말을 더 이어 보세요.

당신은 거짓말을 자주 하나요? 자기기만이 가장 끔찍한 일이에요. 

 

세상이 아무리 거짓과 협잡에 물들어 있다 해도,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니!” 하는 말과 마찬가지로,

오직 진실 안에서만 우리는 행복도 맛보고 삶의 의미도 깨치게 될 겁니다!

모든 생각의 표출이요 행동의 시발인, 우리네 말에서 진실을 제한다면 남는 건 무엇일까요?

적지 않은 정치인들은 어찌하여 뻔뻔한 거짓말을 그리도 태연하게 늘어놓는 것일까요?

 

스피치의 세 기둥이 로고스, 에토스, 파토스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맨 앞의 대화에서 알아봤습니다.

그 중에서 화자의 신뢰도와 진정성을 가리키는 에토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봅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법>에서 에토스를 신뢰성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런 말도 했어요. 

“우리는 성품이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믿는 것 같다.” 

그이는 나중에 에토스의 정의를 좀 더 확대해서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누군가의 말에 더 솔깃하게 되는 듯하다

하고 덧붙였습니다. 이를테면,

나이 차이가 크기보다 비슷한 연령대에 있는 사람의 말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는 겁니다.

그래서 젊은이들하고는 ‘젊은 언어’로 말할 필요가 생겨요. 

 

고대의 현자께서는 에토스의 정의에 (예를 들어, 정부 대표자 같은) 화자의 권위나 (예를 들어, 어떤 분야 전문가의) 평판 같은 개념은 넣지 않았어요. 그건 그이가 속한 시대에 스피치 역할이 현대에 비해서는 제한적이었기 때문이겠지요.  

 

아주 많은 형식의 스피치가 있고 화자에 대해서도 우리가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오늘날, 에토스 정의에 앞의 두 요소도 포함하는 것이 온당할 겁니다. 즉, 에토스란... 

(청중이 인식하는) 신뢰성, 
(청중과) 유사성, 
(청중이 인정하는) 권위, 
(이야깃거리에 관한) 전문 지식 (평판) 같은 네 요소로 정의하면 무난하겠어요. 

 

이제 각각의 특징을 살펴볼까요? 

 

첫째, 에토스는 신뢰성

청중은 자기네가 믿는 사람의 말을 더 잘 받아들입니다.

이야기 주제와 크게 상관없이! 청중이 당신을 믿는다면, 그들은 당신이 하는 말이 거의 다 진실일 것이라고 기대해요. 당신의 도덕성이 훌륭하다고 믿는다면, 당신의 신뢰성은 당연히 커집니다. 이 도덕성은 정직, 윤리, 관용 같은 개념들로 측정이 가능해요.

덧붙여서, 만일 당신이 그런 개념이나 자질과 연계된 조직의 일원이라면 청중이 당신을 믿는 경향은 더 커집니다. 성직자나 소방관을 예로 들면 되겠지요. 

 

둘째, 에토스는 청중과의 유사성 

청중은 자기네와 동일시할 수 있거나 비슷하다고 느끼는 사람의 말을 더 쉽게 받아들여요.

앞의 신뢰성이 그렇듯이, 이런 요소 역시 이야기 주제와는 별로 상관이 없어요.

따라서 청중의 어떤 특징을 당신이 공유하고 있다면, 아주 좋아요! 그렇지 않다 해도 청중에게 최대한 맞추면 됩니다. (이건 NLP에서 말하는 matching과 같아요.) 이런 문구를 기억해 두세요.

 

“당신이 청중과 유사하다면 청중은 당신 생각을 더 편하게 많이 받아들일 것이다.

그것은 한밤중에 문밖에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때 당신이 더 쉽게 문을 열어줄 수 있는 것과 똑같다.” 

 

-아, 좋아, 알았어. 근데 청중과 뭘 공유해야 하는 건데?

좋은 궁금증이에요. 이런 면을 들어봅시다. 

 

*나이, 젠더, 문화 -예, 중장년들로 구성된 청중은 젊은 화자보다 나이 지긋한 화자한테서 유사성을 보고 동질감을 더 크게 느낄 것.

*사회적, 경제적 위치 -빈부, 교육, 계층.

*출신 지역 -예를 들어, 도시야, 시골이야?

*커리어나 소속 -청중과 직업이 비슷해? 청중과 같은 조직원? 

*개성 -화자는 분석적이야? 감정적? 차가워? 사교적이야?

 

셋째, 에토스는 권위

(선출된 공직자의) 공식적인 권위나 (달라이 라마의) 도덕적 권위처럼, 화자의 권위가 더 클수록 청중은 더 귀를 기울이고 설득되는 경향이 큽니다. 권위는 화자와 청중의 관계에서 나오며 대체로 인식하기가 상당히 쉬워요.

유형별로는,

--조직적 권위 (CEO, 매니저, 감독),

-정치적 권위 (대통령, 정당 지도자),

-종교적 권위 (신부, 목사, 승려),

-교육적 권위 (교장, 교사, 교수),

-연륜의 권위 (연장자) 같은 것을 봅니다. 

 

한데 흥미로운 점이 있어요. 즉, 모든 화자에게는 (연설자, 발표자, 보고자, 강연자 등에게는) 화자라는 위상에서 나오는 권위가 부여된다는 점. 스피치를 할 때, 당신은 종종 청중보다 더 높은 연단이나 무대에 나서고 마이크를 쓰거나 조명을 받기도 합니다. 적어도 그 한때를 통제하는 사람은 당신이고, 그래서 일시적인 권위를 지니게 됩니다. 

 

넷째, 에토스는 평판 (전문 지식)

평판이란 당신이 스피치 주제에 정통하다는 점을 정충이 알고 있을 때 나옵니다.

평판이란 에토스의 네 가지 특징 중에서 얘깃거리와 직결된 것.

당신의 평판은 몇 가지 관련 요소들로 결정됩니다. 

*실전 경험 -이 토픽을 몇 해나 연구하고 다루었나?

*토픽이나 개념에 근접성 -개념을 만든 사람이야? 관여했나? 아니면 3자에 더 가까운가?

*실제 성과 -저술, 논문. 블로그, 상품 등을 가지고 있어?

*사회적 인정 -무슨 상을 받았나? 기록을 세웠어? 

 


 

그렇다면, 에토스의 이 네 가지 특징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요?

에토스는 “당신에게 에토스가 있다, 없다”처럼 체크박스로 평가하기 곤란한 성질의 개념이에요. 그 범주나 습득하는 길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차라리 미(美)라는 개념과 더 가깝다고 보는 게 맞을 거예요. 

에토스의 네 가지 특징이 어떻게 결합하여 나타나는지, 몇 가지 예를 가지고 살펴봅시다. 

 

*직원들에게 말하는 CEO

CEO에게는 조직 안에서 권위가 생기게 마련이고, 거기에는 흔히 회사에서 몇 년에 걸쳐 쌓아온 성공적 평판이 따라붙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다수 직원들과 썩 유사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나이가 더 많고, 재산이 더 많고, 어쩌면 더 차갑고 분석적인 타입일지도 몰라요.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다른 직원들과 정직하고 성실하게 소통해 왔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CEO의 신뢰성은 대개 단단한 편입니다. 

 

*국민에게 연설하는 대통령

그 어떤 직업보다도 대통령직에 있는 이의 권위는 더 큽니다. 그의 평판과 신뢰성은 일정 부분 당신의 정치 신념에 좌우될 거예요. 청중(국민)과의 유사성에서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서 높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설령 유사성이 높다 해도, 결국 그는 정치인이고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국민 다수와는 거리가 있는 계층에 속합니다. 

 

*학생들에게 말하는 교사

어쩌면 신뢰도가 가장 높을지도 몰라요.

학습을 이끌고 평가를 주관하는 이를 믿지 못하면 어떡하겠어요?

그는 위치와 나이라는 측면에서 청소년들에게 권위도 있어요. 그가 학교에서 10년 넘게 가르쳐 왔다는 것은 전문성이 높다는 뜻이고, 많은 졸업생들한테서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다면 평판이 좋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그가 나이와 재산, 경력, 혹은 취향에서 학생들과 실제로 비슷하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에요. 

 

우리가 살펴본 세 경우의 당사자들은 모두 여러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기 때문에 에토스가 상당히 큽니다. 특히 권위와 평판은 종종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 애쓴 만큼 권위가 생겨요.) 

반면에, 에토스를 완벽하게 갖출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왜냐면 에토스를 구성하는 요소들 가운데 상충되는 것이 있으니까. 예를 들어, 어떤 청중에게 당신의 권위가 지극히 높은 경우, 청중은 당신과 동질감을 덜 느끼게 될지도 모르지요. 

 

지금까지 에토스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봤습니다.

에토스는 화자들에게 매우 중요해요.

에토스가 높은 화자에게는 청중이 첫마디부터 귀 기울이고 눈길을 집중하지 않습니까? 뭔가 귀중한 얘기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여 열심히 들으려 하기 때문이에요. 그런 화자가 청중을 설득하기는 어렵지 않아요. 그런 화자는 혹여 스피치 기법이 좀 숙련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과외의 이점을 많이 누리게 됩니다. 

 

파토스나 로고스와 달리, 화자로서 당신의 에토스는 첫마디를 꺼내기 전에 이미 기본적으로 확립돼 있어요. 예를 들어, 스피치 주제에 정통한지 아닌지, 어떤 기업의 최고 경영자인지 아닌지 등. 하지만, 기본적인 것 외에 스피치에서 에토스를 확립하고 증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잠시 뒤에 알아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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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를 어떻게 시작하나?

  - 오프닝의 중요성과 유형  

 

첫째, 화자의 등장 (걸음걸이, 자세, 매너. 스피치는 이미 이때부터 시작된다).

둘째, 적절한 휴지(pause). 청중의 눈길이 쏠리고 장내가 정돈되기를 기다린다.

셋째, 인사말.

넷째, 이후 곧장 본질적인 용건(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다. (따로 오프닝 없이도)

 

스피치 오프닝 tips

 

하지만 청중 분위기를 살짝 고조함으로써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청중이 화자의 의견과 주장을 들을 준비를 갖추게 돕는 것도 화자가 할 일에 속한다. 그 일을 이른바 오프닝으로 해낼 수 있다. 오프닝의 목적은,

1) 청중 시선 끌어 모으기 
2) 청자들과 접촉 설정
3) 청중을 감성적으로 준비시키기 등.

 

오프닝의 기법과 유형 몇 가지

예를 들어, <스피치기법에 관한 발표>를 주제로 한다면, 다음과 같은 유형의 오프닝을 활용할 수 있다. (주제를 달리하는 스피치에서도 이를 응용하면 된다.)

 

1) 역사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역사적인 일화 하나를 먼저 들고자 합니다. 언젠가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한 청년이 가르침을 받겠다고 찾아왔어요. 이른바 상담이 시작됐는데, 알고 보니 청년은 아주 수다스러운 사람이었습니다. 오랜 이야기 끝에 청년이 수업료를 얼마나 내야 하는지 선생에게 물었지요. 철학자가 대답하기를, 

- 자네한테는 다른 이들의 두 배를 받겠네.

- 왜 그렇지요? - 청년이 놀랐어요.

- 왜냐고? 자네를 가르치려면 수고가 두 배로 들어갈 테니 하는 말이네. 즉, 잘 말하기를 가르치기 전에 먼저 침묵하는 법을 가르쳐야 할 테니까.

이 스토리를 통해 우리는 다른 무엇보다도 이런 점을 알게 됩니다. 즉, 화술이나 스피치 기법은 이미 2500년 전부터 중시됐다는 점입니다!"

참조: 

침묵의 힘, 묵언 수행 (오디오)

침묵의 힘 (묵언 수행)

퍼블릭 스피킹(21) 생각한 뒤에 입을 열기

퍼블릭 스피킹(6) 침묵하며 사색하기

 

2) 개인 경험

“오래 전 어떤 모임에서 시 낭송을 부탁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내 앞의 몇 사람은 낭송을 괜찮게 끝냈는데, 그때 나는... 그런 일이 처음이어서 아주 당황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3) 매스컴이나 책을 인용

“지난주 어떤 신문에 스피치 기법에 관한 기사가 실렸더군요. 어떤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 스피치 훈련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며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 기사에서 특히 강조한 점은...”

 

4) 예기치 않은 질문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여러분은 무엇을 꼽겠습니까? 또 가장 나쁜 것으로는? ... 이솝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자 가장 나쁜 것이... (휴지) 바로... (휴지) 혀라고 말했지요.”

 

5) 모순된 오프닝

정해진 주제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것으로 시작하기.

“이 프레젠테이션에 오신 분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운전을 어떻게 배웠는지 기억하시지요? 교차로에서 엔진이 꺼져 당황하거나 기어 변속을 헷갈린 일… 기억하시지요? 제 얘기를 들으면서 여러분은 ‘스피치 기법이 자동차 운전과 무슨 상관이람?’ 하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상관이 있습니다. 둘 다 기술의 문제입니다. 스피치는 습득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언젠가 여러분이 운전 학원에서 운전을 배웠듯이 이제 우리 세미나에서 스피치 기법을 배우고 익히는 겁니다.”

 

6)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묘사

“목소리가 아주 빈약하고, 폐가 약해서 호흡 경련을 달고 살며, 어깨를 움츠리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상상해 봅시다. 게다가 이 사람은 말을 살짝 더듬고 발음도 신통치 않아서 듣는 이들을 편하게 놓아두지 않습니다. 좋은 스피치라는 측면에서는 정말 최악의 모델이 아닐까요? …(휴지) 

웅변술을 공부하기 직전까지 데모스테네스의 모습이 바로 그랬습니다. 

그러나 그는 오늘날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웅변가들 중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참조: 데모스테네스 

 

7) 흥미로운 사실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 청중 앞에서 발언하는 두려움은 죽음의 공포 다음으로 두 번째를 차지한답니다.”

 

8) 인상적인 숫자

“만약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터미네이터 2>로 받은 출연료를, 그가 영화에서 말한 단어 수로 나눈다면, 그의 말 한 마디는 3만 2천 달러 정도가 된다고 하는군요. 

스피치 기법을 공부하고 나서 여러분도 그런 액수를 벌 수 있게 될지 장담은 못합니다. 그러나…”

 
9) 독특한 인용

“어떤 스피치 전문가의 언급을 소개하면서 이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바로 이겁니다. 

달변은 돈이나 권력, 명예보다 더 소중하다. 

왜냐면 그런 것들로 달변을 얻을 수는 없지만, 그런 것들을 달변 덕분에 얻게 되는 경우가 아주 종종 있으니까.”

 

10) 주제 자체를 건드리기

"오늘 우리는 스피치 기법에 관해 얘기하려고 모였습니다. 

제목에서 ‘기법’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기 바랍니다. 그건 괜히 나온 것이 아니고…"

 

11) 일목요연한 가이드로서 사물을 활용하기

"조각들을 맞추어 완성하는 이 퍼즐 그림을 보아 주십시오. 이건 그냥 아이들 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여기에 깊은 철학적 개념이 숨어 있습니다. 자잘한 조각들을 적절한 자리에 넣으면서 커다란 전체가 구성되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스피치 기법도 작은 숙련과 솜씨 여럿이 적절하게 어우러지면서 발휘되는 겁니다."

 

12) 청중을 칭찬하고 고무하는 말. compliment

"뭔가를 추구하고 계발하며 자기완성으로 나아가는 분들을 뵙게 되니 아주 흐뭇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은 큰 목표들을 정하고 이루고자 하며, 새로운 지식을 소중히 여겨 더 성공적인 인생을 가꾸려고 애쓰는 분들이기에 더더욱 마음이 좋아요."

 
13) 직접적인 관심사에 눈길 돌리기

“여러분, 반갑습니다! 제 경험으로 보건대, 오늘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한 분들은 대개 이런 점들에 관심이 많더군요. 즉, 많은 사람 앞에서 공개 발언을 할 때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나, 목소리는 어떻게 조율해야 하나, 청중과 교감을 어떻게 만들고 유지하나, 청중 가운데 고약한 청자가 있다면 어떻게 대응하나... 
사실 이런 문제는 정말 중요한 것들이지요.”

 

14) 일화, 에피소드

“안녕하십니까! 어떤 교회의 교인에 관한 사연으로 오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 사람이 주일날 교회에 갔어요. 설교가 5분쯤 지난 뒤에 그는 감동을 받아서 10달러를 헌금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설교는 계속됐고, 또 5분이 지난 뒤 이 교인은 헌금을 5달러로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도 다시 5분이 지나면서 설교가 아주 따분해지는 바람에 이 교인이 오늘은 헌금을 한 푼도 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그리고 10분이 지나서 마침내 설교가 끝난 뒤 이 교인은 헌금을 놓는 쟁반으로 다가가서, 헌금하기는커녕 오히려 거기 있는 5달러를 집어 들면서 목사한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장황한 설교를 들어준 대가로 이 정도는 집어가도 될 거예요! 

목사의 씁쓸한 처지가 이해됩니다. 저는 제한된 10분 안에 할 말을 다 끝내겠습니다. 그것도 다른 무엇이 아니라 스피치 기법에 관한 것을 말할 겁니다." (*이 일화는 마크 트웨인이 전하는 얘기.)

 

15) 자기 감정에 대해

"지금 저는 두근거림과 기쁨을 함께 맛보고 있답니다. 기쁘다는 것은, 중요하고 흥미로운 분들이 우리 강좌를 이렇게 많이 찾아주셨기 때문이지요. 또 가벼운 떨림이란, 저는 이런 느낌도 늘 기쁘게 받아들이는데, 지금 말하려는 것이 저에게도 의미심장하다는 뜻이겠지요."

 
16) 지역에 관해

"반갑습니다! 여기 모인 분들 대다수가 강원도 분들로 알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놀라운 고장입니다. 산과 바다, 천혜의 자연이 아직도 신선하게 유지되고, 사람들 또한 그 자연의 품에서 건강하고 충실하게 삶을 꾸리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강원도 사람들 입에서는 노래가 나오고 시가 흐르고 즐거운 말들이 오가게 될 겁니다."

 

17) 청중에 관해

"안녕하십니까! 우리 세미나에는 아주 다양한 분들이 참석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대학생, 가정주부,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 기업의 관리자, 공무원... 다양한 계층의 분들이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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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언서판 (身言書判)과 수사학 

 

무릇 사람을 가리는 방법에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신(身)으로, 튼튼하고 균형 잡힌 풍모와 몸가짐, 

둘째는 언(言)으로, 명료하고 정확하며 간결한 언변, 

 

신언서판 = 수사학
(수사학이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는 기술이라면, 신언서판은 사람을 고르는 기준이라 하겠다.)

 

셋째는 서(書)로서, 힘 있고 아름다운 필치와 문장,

넷째는 판(判)으로, 사람의 문리(文理), 곧,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판단력. 

사람이 아무리 풍모가 뛰어나고, 언변이 좋고, 글씨에 능하다 해도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능력이 없으면, 그 인물됨이 출중할 수 없다. 판단력(判斷力)이란, 사물을 인식하여 논리나 기준 등에 따라 판정할 수 있는 능력.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자 볼 때는 미모에 치중하고 남자 판단할 때는 ‘신언서판’을 기준으로 삼는다."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서양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수사학(rhetoric)이 2500여 년 역사를 자랑한다면, 동양의 (중국의) 신언서판 개념이 본격 등장한 것은 그보다 1천여 년 늦은 당나라 때였다. 서양의 수사학은 중세 암흑 시대에 거의 연구되지 못하다가, 봉건제도가 붕괴하고 민주주의 개념이 싹트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됐다. 

근대에 들어 수사학에 가장 일찍 왕성하게 눈길 돌린 지역은 북아메리카 (미국). 이는 대중민주주의며 토론, 선거 유세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말본새 가닥이 잡힌 달변가들 중에는 대체로 의로운 사람이 많다. 

하지만 궤변(詭辯)을 잘 늘어놓는 사람을 가리켜 달변가라고 하지는 않는다. 

 

역사에 남은 위인들 가운데는 달변가가 많았는데, 오늘날 미국인들이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링컨이 상원의원 입후보 때 반대파의 더글러스와 유세전을 벌이던 중… 

더글러스는 링컨의 약점을 잡아 비방하였다. 

“링컨은 자신이 전에 경영하던 상점에서 금주령을 어기고 술을 팔았습니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상원의원이 되겠습니까?” 

이에 링컨이, 

“더글러스 후보가 한 말은 물론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당시 저의 최대 고객은 더글러스 후보였습니다. 저는 이미 그 가게를  떠났지만, 더글러스 후보는 지금도 그 가게의 단골로 남아 있습니다.” 

당황한 더글러스가 덧붙이기를, 

“링컨은 말만 그럴듯하게 하는 두 얼굴의 이중 인격자입니다.” 

이에 링컨은 천연스레 응수했다. 

“더글러스의 말대로 제가 두 얼굴의 소유자라면 오늘 같이 중요한 날에 왜 이 못 생긴 얼굴을 가지고 나왔겠습니까?” 

 

이 한마디로 유세전의 승패는 단번에 결정됐다.

(*엄밀히 말하자면, 링컨은 달변가는 아니었다고 한다. 글에 더 능했다. 단지, 생각의 정연함, 임기응변, 촌철살인, 적절한 조크 덕분에 그의 말하기가 돋보인 것.)

 

수사학
"수사학은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는 기술" - 플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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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더듬 환자 50만... 

 학교서 왕따, 직장 포기 속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진화론의 아버지 찰스 다윈, 2차 대전에서 히틀러를 누른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전(前) GE 최고경영자 잭 웰치… 

이들의 공통점은 말을 더듬었다는 점. 

그럼에도 이들은 어려서부터 시작된 말더듬이란 언어 결함을 극복하고 각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룬 인물이 됐다. 

 

말 더듬는 아이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과연 말더듬 환자 중 이들 같은 성공적인 사례가 나올 수 있을지 의구심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말더듬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소통에서 배제되고 심리적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으니까. 언어치료학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말더듬(Stuttering)으로 고생하는 인구는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말더듬은 일종의 유창성 장애. 즉, 말소리나 낱말을 여러 번 반복하거나 말문이 막혀 다음 말로 부드럽게 이어가기 힘들다. ‘하하하하, 합격’과 같이 한 음을 길게 끌어서 다음 음으로 연결하는 경우, 아빠를 부를 때 ‘아’ 소리만 내고 ‘빠’ 소리를 내지 못한 채 입을 다무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말 더듬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말하는 행위 자체에 공포심이 생기는데, 이로 인해 가볍게 입술을 떨거나 얼굴 근육이 경직되고 발을 구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탈출이나 회피하는 행동을 여러 모로 보이기도 한다.

 

 

말더듬 장애 st-st-st-

 

말더듬으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직장 생활을 유지하지 못하며 사회생활에 문제를 겪는 사람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A(34)씨는 대학 졸업 후 한 중견 기업에 입사해 1년 정도 근무하다가 말더듬 때문에 사표 내고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오륙 년 간 구직 활동을 계속했지만 말더듬으로 인해 번번이 입사에 실패했고, 결국 자신감 결여로 자발적 사회 격리를 택하는 최악의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중ㆍ고교생 가운데 말더듬으로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왕따 등의 피해를 겪는 경우도 언어치료학계에 속속 보고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말더듬과 이에 따른 사회적 문제는 치료나 해결이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인식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말더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발생하는 각종 잘못된 대처는 증상 악화라는 결과까지 초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치료센터를 방문해 말더듬이 호전됐지만, 학교로 돌아간 후 교사가 말더듬 학생에게 발표를 시키면 해당 학생의 공포가 극대화되고 다시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말더듬으로 인한 소통 단절 문제 해결에는 사회 전반의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미국 경우 말더듬 치료사의 60%가 학교에 배치돼 말더듬 학생을 치료할 뿐 아니라 학생과 교사의 교육까지 담당하며 인식을 개선하고 있다. 한국도 이를 벤치마킹해 말더듬 환자들을 조기 치료하고, 사회적 인식 부족에 따른 2차 피해를 막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헤럴드경제 | 2016.02.14. 

 

*예전에 스크랩해 두었던 기사인데, 본질은 달라진 게 없을 듯싶어 그대로 올렸습니다. 예전에, 정치를 하고 싶어 하는데, 다른 여건은 웬만큼 다 괜찮은데, 말을 더듬어서 고민하는 사람을 봤어요. 안타깝더군요. 앞으로 <말더듬 고치는 방법>을 몇 회에 걸쳐 소개하겠습니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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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는 왜 말을 하지요?  

   

말이 인간 생활에 불가분의 요소이기 때문에 

우리는 말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그래서 우리네 말이 무엇인지

말하기를 어떻게 익히고

말을 어떻게 부려야 하는지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안 그런가요?

 

우리네 스피치의 대부분은 결국 상대를 설득하려 함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말은, 언어는, 무엇보다도 사유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어요.

언어를 생각의 도구라고 하지 않습니까

사유 과정은 이른바 내적 언어, 혼잣말을 수반합니다. 

 

여럿이 무슨 계획을 잡는다거나 우리 행동을 규정하는 일도, 다 말로써 이뤄집니다. 우리가 평생 살아가는 과정은 현실을 인식하는 과정이기도 한데, 이런 인식도 바로 언어 덕분에 충족되는 경우가 상당합니다. 이렇게 인식한 것을 사람은 말로써 각인하고 다른 이들에게 전달합니다.

 

이런 면을 버트란트 러셀 경이 아주 알기 쉽게 언급했어요.

말은 우리네 개인 경험을 외적이고 사회적인 경험으로 바꾸는 수단이다
개는 아무리 잘 짖는다 해도 자기 내력을 얘기할 수 없다
개는 자기 부모가 가난하지만 정직했다고 당신에게 전달할 수 없다
한데,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있고, 그렇게 한다.

 

렇게 중요한 말을 일상에서 더 잘 부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앞으로 우리가 많은 시간 함께 생각하고 다루고 익혀야 할 대상입니다.

 

모든 형태의 말하기는 다 설득을 염두에 둔다.”

갖가지 스피치의 목표에 관해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하는 바를 우리는 긍정하고 수용합니다.

그래요, 대여섯 명이든 몇 백 명이든, 상품 판매든 회의에서든 연설을 하든, 규모와 장소에 상관없이 우리는 늘 화자로서 우리의 신뢰성과 가치를 높이려고 애씁니다.

 

그뿐이겠어요?

그런 신뢰성을 바탕으로 우리의 생각과 주장과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팔려고 듭니다.

그렇게 하려면? 응당 설득력이 받쳐주어야겠지요.

 

, 뭐야? 그냥 정보만 제공하는 경우도 많이 있잖아!

그렇게 반박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도 싶군요.

 

, 그래요.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행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봅시다. 그저 정보만 전달할 바에는 말보다 서면 형식이 더 편하고 더 잘 전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읽는 이들이 생각하고 곱씹을 시간을 갖게 되니까요.

 

이를테면, 기자회견을 예로 들까요?

회견 내용을 담은 보도 자료를 미리 배포함으로써 정보는 거의 다 전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맛깔난 문체로 썼을지라도 종이쪽에 있는 언어보다는 의욕과 열정에 넘쳐 입으로 내뿜는 생생한 말이 같은 자료를 더 흥미롭게 만들겠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질문을 받고 대답하면서 화자 자신도 더 고무되어 강한 인상을 남기고, 결국엔 더 큰 설득력을 지니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스피치와 화자에게 더 큰 설득력을 안기는 것은 무엇인가?

2300여 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비결을 알아냈어요. 이 비결은 그 이후 지금까지 거의 모든 스피치 관련 서적들의 근간을 이루게 됐습니다.

 

아니, 2300년 전 이론이 2010년대의 말하기와 무슨 관계가 있담?!

그런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고 잊히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장구한 세월이 흐른 뒤에도 변치 않고 여전한 것들이 있는 법

아리스토텔레스가 기록해 둔 비결이 바로 그런 축에 듭니다.

모든 말하기 형태의 세 기둥이 되는 이것은 바로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이 단어들을 어렵게 여기지 않기 바랍니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청자들에게 메시지를 내놓기 전에 당신 말이 갖춰야 하는 필수적인 특질이에요.

무엇을 위해서?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

그 뜻을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지요. 

 

먼저, 로고스는 스피치에서는 논리적인 근거와 입증을 뜻합니다.

말이 이치에 맞아야 뜻이 통하지 않겠습니까? 말을 청자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끔 논리적으로 구성해야겠지요.

우리말에 동이 닿지 않는 소리라는 표현이 있어요. 바로 로고스가 부족하거나 없는 경우를 가리켜요.

로고스에는 논리적 구성과 더불어 사실과 수치도 중요합니다.

 

한데 논리는 청자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기에는 매우 중요하나, 청자들을 행동으로 이끌기에는, call-to-action에는 충분치 않습니다. 이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로고스와 함께 파토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어사전에서 격정이나 열정, 노여움 따위 일시적 정념의 작용으로 정의하는 파토스

스피치에서는 특히 청중과 정서적 연결을 가리켜요.

우리는 심금을 건드리는 감정에 의해 움직입니다.

물론 모든 이들이 다 그렇지는 않아요. 돈에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고, 특권이나 힘에 좌지우지되는 사람들도 있어요.

설득하고자 하는 이들을 더 잘 알면,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지, 방법이 더 잘 보이겠지요?

 

각종 말하기 형태에서 또 하나의 기둥인 에토스는 화자의 신뢰성을 가리킵니다.

달리 말해, 진정성이에요!

화자인 당신이 신용 높은 사람이라면, 당신 말도 훨씬 더 믿음직하게 수용될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아무리 열변을 토한다 한들 청자들의 눈길은 다른 데 가 있고 생각의 밑바닥에는 의혹이 도사리게 되겠지요.

 

듣는 이들을 당신이 바라는 대로 움직이고 행동하게끔 설득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 세 가지를 우리는 막 알아보았습니다.

그 각각에도 중요한 점들이 적지 않아요.

앞으로 적절한 대목에서 한 가지씩 상세하게 다룰 겁니다.

 

이 세 가지 요소를 충분히 갖췄다 해도 이것 하나가 빠지면 역시 설득력은 그리 크지 못할 겁니다.

바로, 열정!

어떤 메시지든 화자는 열정을 가지고 전달해야 합니다. 그럴 때 청자들에게 동기를 적극적으로 부여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메시지를 확실한 것으로 만들려면

목소리를 잘 구사하고

신체언어도 활용할 줄 알아야 해요.

(그런 것들을 앞으로 다 익히게 됩니다.)

 

나는 열정적일 수 없어, 내 얘깃거리는 지루해

나는 회계사야, 기술자야. 그러니 재미나게 말하기 힘들어.”

하고 말하는 이들이 더러 있는데, 천만에,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에 따분한 얘깃거리란 없어요.
따분한 화자들이 있을 뿐이에요
.

 

당신 메시지가 청중에게 유익하고, 당신이 그 내용을 믿는다면,

듣는 이들이 흥분할 만큼 열정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당신께 달린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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