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는 저널리즘을 추구하고 종사하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솜씨며 기량에 속한다.
그런데도 많은 방송 저널리스트들이 이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소홀히 준비하는 경향이 작지 않다.
인터뷰하러 가면서 명심해야 할 점 몇 가지를 알아본다.
개중에서도 핵심은 다음 세 가지이며, 이는 인터뷰가 생방송이든 녹화이든 아주 필요하다.
1) 질문을 미리 준비한다. 2) 질문을 최대한 간명하게 구성한다. 3) 무엇보다도, 피회견자가 하는 말을 주의 깊게 듣는다.
적지 않은 경우, 흐름이나 상황에 상관없이 미리 준비한 (적어 놓은) 질문을 기계적으로 하나씩 건네는데, 이건 정말 피해야 할 짓. 그러면 피차 맥이 빠지고, 필요한 정보가 나오기 어렵다.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얻으려면, 질문이 대상을 정확히 겨냥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티브이에서는 적절한 내용과 길이의 ‘바이트’를 확보하는 것이 여러 모로 편리하다. 같은 사람의 인터뷰 영상을 편집할 때 장면이 (얼굴이) 충돌하지 않게 해야 하며, (이른바 lip flap을 막기 위해) 장면 전환용 그림도 찍어 둬야 한다. (무릎 위에 얹은 두 손이나 현장 모습 등).
라디오와 티브이, 어디서 일하든 목표는 같다. 좋은 인터뷰 클립 만들기. 그렇게 하려면, 좋은 클립 만드는 방법을 익히고, 정보원(피회견인)한테서 좋은 클립이 나오게끔 질문해야 한다.
각각의 질문은 물론이요 질문 전체도 잘 구성해야 하는 이유로는 또 아주 실질적인 것이 있다. 즉, 구성이 잘 되지 않았다면 질문이 왔다 갔다 하며 테이프를 많이 쓰게 될 것이고, 그러면 편집실에 박혀서 퇴근도 못하게 될 확률이 대단히 높아지니까.
앞에서 밝혔듯이, 인터뷰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피회견인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는 것!
인터뷰에 미숙한 경우, 대개 상대방 말을 경청하지는 않고 자신이 건넬 다음 질문만 생각하기 일쑤다. 이야말로 가장 피해야 할 인터뷰 자세이다.
주의 깊게 듣다 보면 후속 질문이 저절로 나오게 되며, 그러면서 처음엔 예상하지 못하던 예리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간단한 룰을 따른다면, 인터뷰 솜씨가 상당히 좋아질 것.
참고
* Sound bite:
TV나 라디오에서 내보내는 짤막한 인터뷰. 대개 10~15초 정도가 된다. 짧은 내용으로 속도감 있으며 흥미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뉴스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사운드 바이트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는 추세.
* Lip flap:
영상에서 화자의 입술과 말소리가 어긋나는 것, 혹은 입술은 움직이는데 말소리가 없는 경우. 편집 때 아주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가벼운 농담이나 재치 있는 컴플리멘트는 처음 순간의 긴장을 풀게 하고 상대방과 개인적으로 접촉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순수한 농담, 재미난 일화, 기발한 질문, 흔치 않은 사건에 관한 짤막한 얘기는 대화가 막힐 때도 아주 필요하고 적절해.
이 방법을 쓰려면, 대화에 자극을 주고 대화를 곧장 필요한 궤도로 올려놓기 위해, 대화 맨 처음에 사안을 생생하고 짤막하게 기술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은 상상을 자극하면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는 문제들에 관해 곧장 질문을 많이 할 것.
짧은 시간이 걸리며 썩 중요하지 않은 만남에서는 (예를 들어, 관리자와 부하 직원의 소통 때), 직접적 접근 방법이 더 좋아. 즉, 만남의 목적을 간략히 기술하고 곧장 사안의 본질로 넘어가기.
정보 교환 단계에서는, 자기가 하는 말의 논리와 정확성, 전문성을 잘 살펴야 한다.
상세하게 말한다고 여겨서 자잘한 것들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따분한 사람이 되는 비결은 자잘한 것까지 다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 - 볼테르 (Voltaire)
상대방을 자극하고 상대가 명확하게 응답할 만한 질문을 던지라.
상대방의 갖가지 ‘교묘한’ 질문에 대비하라.
틀을 잘 잡아 (잘 요약해서) 질문하는 능력은 대화가 자연스레 올바른 방향으로 흐르게 하고, 주도권을 쥐게 하며, 대화 상대가 적극 움직이도록 만든다.
"사람의 지력이며 지적 수준은 답변보다 질문에서 더 확실히 드러난다." 질문을 어떻게 잘 요약하느냐에 따라 대답도 잘 나올 것, 즉, 논의하는 문제도 잘 해결될 것.
2. 질문의 여러 형태
질문은 우선 성격상 폐쇄적인(닫힌) 것과 개방적인(열린) 것으로 크게 나누며,
의도와 목적에 따라서도 여러 형태로 나눌 수 있다.
닫힌 질문 이런 질문에는 ‘예스’와 ‘노’로 대답할 수 있어. 이런 질문은 상대방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것이기 때문에 자주 던지지 않는 게 좋다. (수사나 조사 때 자주 사용). 일상에서 이런 형태의 질문은 협의가 질질 늘어질 때 쓰는 게 더 좋아. 합의에 빨리 이르고, 이미 달성된 합의를 확인하기 위해.
열린 질문 이런 질문에는 그저 '예스'나 '노'로 대답하기가 불가능. (이런 형태의 질문은 흔히 ‘무엇을’ ‘누가’ ‘어디서’ ‘어떻게’ '언제’ ‘왜’ ‘얼마나’ ‘이에 관해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나’ ‘당신은 어떻게 평가하나’ 등의 표현으로 시작된다.) 상대방이 좀 둔감해 보이고 말수가 적다 싶을 때, 열린 질문을 쓰면 좋아. 상대방을 각성시키고 대화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보충 정보를 얻어야 하는 경우. 열린 질문의 부정적 후과는, 까딱 잘못하면 주된 주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
양자택일 질문
상대방이 대답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질문.
흔히 "혹은, 아니면" 같은 요소가 들어간다.
"첫 물품을 언제 보낼 수 있겠는지요? 화요일인가요, 아니면 수요일에?"
확인 질문
이건 서로 이해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하는 것.
대화중에 사안의 모든 측면에서 하나씩 동의를 얻고서, 예를 들어 이렇게 물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내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귀하는 ...이라 여기는군요.”
확인되면, 다른 문제들 검토로 과감히 넘어갈 수 있다.
도입 질문
상대방 관심을 키우려면, 이런 질문으로 협의를 시작하는 게 좋아.
예를 들면,
“인사 이동 문제로 골치 아프시겠습니다. 만약 간단하고 괜찮은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관심을 보이시겠어요?”
컨트롤 질문
상대방이 당신 말을 정말 주의 깊게 듣고 있는지, 아니면 그저 듣는 척하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
예를 들어,
“이런 점에 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트롤 질문에 대한 대답을 통해 상대가 당신 생각을 제대로 지각하는지, 알 수 있을 것.
도발적 질문
상대방이 상황을 제대로 평가하는지, 진짜 의도는 무엇인지, 가늠하기 위해 도발적 질문을 던져야 할 때가 더러 있다.
예, “이 제품을 이런 가격에 내놓을 수 있다고 확신하시는 건가요?”
마무리 질문
대화를 마감하기 위해 하는 질문.
먼저 확인 질문을 한두 가지 던져야 한다. 예를 들어,
“이 기계가 귀하 회사에 유용하다는 점을 제가 납득시킬 수 있었는지요?”
(반드시 우의적인 미소를 지으면서.) 긍정적 답변을 얻으면, 곧장 마무리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언제까지 설치하기를 바라시는지요? 5월 20일인가요, 아니면 6월 20일?”
3. 질문에 대답하는 기술
기본 원칙:
- 복잡한 문제가 얽힌 질문에는 미리 해결책이 준비돼 있다면 응대하라. 만약 그런 방안이 없다면, 즉흥적으로 응대하는 건 금물. 까딱 잘못하면 나중에 덤터기를 쓸 수 있으니까.
- 만약 상대방의 질문에 부정적이고 부정확한 단어나 문장이 들어 있다면, 답변하면서 그것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 도발적 질문에는 응대하지 않는 게 상책. 혹은 대화를 질문자나 질문 성격에 관한 것으로 전환.
- 질문이 더 감정적일수록, 답변은 더 짧아야 한다. 질문자가 감정에 더 사로잡혀 있을수록, 더 차분하고 냉철하게 대답해야 한다.
반박은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방법이기도 하기에, 질문을 자주 건네면서 그 반박을 면밀하게 분석하라. 협상을 잘 준비하고 노련하게 진행하다 보면, 반박이 동의로 바뀌게 될 것. 협상 과정에 뭔가 영향 미치는 것이 상대방 반박에 그저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보다 언제나 더 좋다.
20. 당신의 소통 파트너 뒤에는 대개 누군가가, 당신 제안을 전달받는 누군가가, 있기 마련.
그러니 자신의 제안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납득할 수 있는 근거와 사례를 들이대면서 주장하라.
21. 자꾸 양보하거나 물러서는 방식은 절대 취하지 말라.
불가능한 것을, 혹은 당신이나 당신 회사가 실행할 수 없는 것을, 절대 약속하지 말라.
타당함과 명료함이 설득력의 기본. 자신의 조건을 단호하고 분명하게 알리라.
22. 실행 불가능한 요구를 오만하지 않고 상대방 품위를 깎지 않으면서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라.
이때 당신 회사나 상사 같은 제 3자를 인용하라.
협상 파트너의 요구를 왜 들어줄 수 없는지, 근거를 내놓으라.
23. 상대가 늘어놓는 거부 원인을 다 믿지 말라.
어떤 이유들이 설득력 있게 들리며 그럴듯해 보일지라도.
24. 상대방 입장을 평가하면서, 부정적인 측면들을 즉각 거론하지 말라.
먼저 긍정적 측면들을 기술한 뒤, 그에 대조적으로 부정적 요소와 결함을 끄집어내라.
25. 당신 제안 때문에 협상 파트너가 겪을 난관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아두라.
잠시 생각하라. ‘파트너가 머뭇거리면서 결단 내리지 못하는 진짜 원인이 무엇일까.’
26. 상대방 얘기를 가로막지 말고 주의 깊게 들으라.
그가 하는 반박을 다시 입에 올리라.
상대방 의도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기 위해 대응 질문 건네기를 주저하지 말라.
그럼으로써 당신은 무엇보다도 답변 궁리할 시간을 버는 것.
27. “네, 하지만...” 같은 전환 형식을 쓰면서 직접 충돌하지 말라.
"네, 그리고...” 같은 어구를 쓰는 것이 더 좋아. 이는 반박하는 힘을 당신 주장에 중요한 궤도로 돌리는 것.
대립 상황에서 협상하려는 의도는... 본질적으로 갈등 상황에서 절충 상황으로 전환하는 것.
갈등 관계에서 협상 과정은 상당히 복합적이며 나름의 특수성을 지닌다. 협력 범주에서 벌어지는 협상과 달리 갈등 관계에서 벌이는 협상에는 이런 특성이 있다.
1) 결정에 대한 특별한 책임이 교섭 당사자들에게 있으며, 실수한 대가가 상당히 크다. 협상에서 취한 결정이 시의적절하지 않는 등 잘못 된 것일 때, 이는 종종 후속 과정으로 이어지거나 심지어 대립을 증폭하기도 한다. 협력 관계에서도 협상 실수는 역시 값비싼 대가를 치르지만, 상호 신뢰를 토대로 수정하기가 더 수월하다.
2) 협력 관계일 때 협상 참여자들은 새로운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뭔가 새로운 성과를 얻는다. 이때 목적은 양측의 ‘기여’와 상호작용, 투입 지분 등에 합의하는 것. 안 그러면 일이 어려워진다. 여기서는 흔히 보유 자원의 배분이나 재분배에 중점을 둔다.
협상 참여자들이 해결할 문제는 - ‘파이를 어떻게 굽느냐’가 아니라 ‘그걸 어떻게 나누느냐.’ 그렇기 때문에 갈등을 조정하려는 교섭은 ‘제로섬 게임’과 더 흡사하다. 그래서 대립과 갈등 상황에서 수행하는 협상에서는 위협과 최후통첩이 나오기 일쑤이며, 양측 당사자들의 행동도 각자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냉혹하고 사납기 마련이다. (K. Mitchell).
대립 상태에서 벌이는 담판이 더 성공적인 것이 되기 위한 조건
- 갈등 대상을 분명히 정한다. - 양측이 위협을 삼간다.
- 교섭 당사자들이 갈등 상황을 제로섬 게임처럼 보지 않도록 애쓴다. - 양측이 갈등 조정뿐 아니라 서로 이해가 일치하는 분야를 많이 다룬다.
- 교섭자들의 베팅(?)이 지나치게 크지 않아야 한다. - 양측의 힘이 거의 대등하다. - 지나치게 많은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 (한 문제 때문에 다른 문제 해결이 지체된다.)
협력 조건과 대립 조건에서 벌이는 협상에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협상을 협상답게 만드는 공통 요소들이 있다. 이 요소들을 무시하면, 협상이 결렬되거나 새로운 상호작용 형태가 나타난다.
협상(교섭, 담판)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도 있고 상충되는 부분도 있다는 점. 이해관계가 완전히 어긋날 때 경쟁과 대치, 저항, 충돌 그리고 결국 전쟁이 발생한다. 비록 전쟁에서도 양측의 일치된 이해타산이 있게 마련이지만 (T. Shelling).
서로 이해가 분명히 맞아 떨어지거나 분명히 엇갈릴 때, 협력이나 충돌이라는 상이한 상호작용 형태가 생긴다.
원칙적으로는 협상을 언제든 벌일 수 있는데, 실제에서 종종 보듯이, 강한 쪽이 상대에게 조건을 제시하며 여러 강요 방법을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양측의 공통된 이해와 상충하는 이해가 걸려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강제는 협상을 깨고 충돌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양측의 이해관계에는 서로 다투는 것과 서로 겹치지 않는 것이 있다.
서로 다투는 이해관계는… 양측이 원하는 것이 같을 때. 예, 같은 영토를 자기 것이라 주장하는.
서로 겹치지 않는 이해관계는… 일방의 이해 실행이 다른 쪽의 이해를 전혀 건드리지 않는 것, 즉, 이건 중립적인 이해관계로서, 각자 알아서 실현할 수 있다.
갈등 상황에서 이해관계의 불일치는 협력 관계 때보다 더 크고 깊다.
협상 과정에서 이해관계의 균형 평가가 교섭자들에 의해 바뀔 수 있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와 일방적으로 실행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교섭자들은 상호 의존적이 된다.
이것이 협상의 두 번째 특성.
양측이 서로 더 많이 의존할수록, 일방적 행보에 제약이 더 크며, 따라서 협상을 통해 공동 해결책을 찾는 것이 더 절실해진다. 양측이 상호 의존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해, 안 그러면 일방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려 드는 분위기가 커질 것.
양측의 일방적 행위가 우세해질 때, 협상은 깨진다.
이때 겉보기에는 한동안 협상이 진행되는 듯이 보일 수도 있다. 즉, 만나서 의사일정에 있는 문제들을 다루지만, 실제로 결정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런 ‘협상’이 조만간 결렬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
교섭자들이 때론, 상대가 그렇게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여, 예비 합의나 기본 합의 등으로 상호의존성을 일부러 높이기도 한다. 그것들을 통해 나중에 상대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고.
협상은 과제가 다른 몇 단계로 이뤄지는데, 각 단계마다 특성이 있다.
그러면서도 각 단계가 다른 단계들과 불가분이라는 점에서 협상은 또 단일한 과정이기도 하다.
많은 연구자들이 협상의 단계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캐나다 연구자 G. Wenham은 3단계로 구분한다.
1) 해결 가능한 문제 찾기
2) 행동(작용) 프로그램 다듬기
3) 합의 도출.
대체로 협상 단계를 이렇게 나눌 수 있다.
협상 준비 (협상 이전 단계) 협상 과정, 또 서명으로 끝낸 경우 합의 달성 (상호작용 단계) 협상 결과 분석과 도출한 합의 실행 (이행).
협상의 또 하나 중요한 특징은 양측의 문제 논의 (R. Fisher).
접촉과 논의를 통해 교섭자들은 문제의 본질을 더 잘 알게 될 뿐 아니라 더 광범위하게 다루게 된다.
하지만 이는 대화며 상호 문제 인식, 필요를 기초로 접촉하고 논의할 때라야 가능하다.
이런 논의가 이뤄질 때, 협상은 정치적 발달의 가장 건설적 요소들 중 하나가 될 것.
다른 접촉 형태와 달리 협상에는 '공동의 노력으로'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게 없다면, 접촉이 토론이나 상담, 심의 같은 게 될 것이다.
협상의 마지막 가장 중요한 특성 - 협상은 문제 해결을 지향한다.
줄 캉봉의 말대로, ‘협상’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사람은 부분적으로라도 합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맞긴 하지만, 문자 그대로 ‘일부분’에 그칠 뿐이다. 협상에 들어서면서 교섭자들이 아직은 성공적인 종료에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니까. 협상을 개시했다고 해서, 양측이 서로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원하고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 난 그렇게 하고 있어요. – 앨리스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 – 적어도, 내가 말하는 것을 마음속에 품기도 하거든. 이건 같은 거예요. 아시지요?
- 그럴 때 너는 마음속에 품은 것을 말해야 하는 거야. - 토끼가 말을 이었다.
우리가 의도하는 것을 우리네 말이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충분할까.
늘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소통이란 아주 복잡한 일.
살짝 잘못된 억양이나 아주 엉뚱하게 고른 단어들,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 같은 것 때문에 우리가 말하고자 한 것의 뜻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말하기 전에 먼저 생각을 잘 다듬어야 한다.
마음에 품은, 염두에 둔, 의도하는 것을 말하자. 그와 다른 말이 뜬금없이 나오게 하지 말고.
또 말을 하면서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생각하는 것도 역시 중요하다.
말이란 입에서 내뱉기 위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생각과 감정과 욕구를 전달하기 위해 나오는 것이다.
달리 말해, 공허한 수다는 영양가가 아주 적다.
* 영국의 수학자요 철학자, 작가인루이스 캐럴의 <앨리스>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이들에게 흥미로우며, 지혜를 안기는 글이다. 동화라는 장르에는 어려서 읽고 나이 들어서 다시 읽을 때 비로소 진가를 맛볼 수 있는 글들이 제법 있다. <앨리스>가 바로 그런 축에 든다 할 것이다. 아이들한테는 모험과 상상을 자극하며, 성인들에게는 철학적 의미를 곱씹게 하니 말이다.
여섯 살 난 아들이 사과를 먹다가 생각에 잠긴 얼굴로 아빠한테 묻는다. - 아빠, 사과를 먹다 보면 갈색으로 변하는데, 왜 그래요? - 아, 그건… 사과에는 여러 화학적 물질이 들어 있어서 그렇단다. 철 성분도 있고. 그런데 철 성분이 공기에 닿으면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 산화하지. 그 결과 사과를 갈색으로 만드는 물질이 생기는 거야.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꼬마가 수줍게 묻는다. - 근데… 아빠는 지금 누구하고 얘기를 나눈 거지요?
소통이 생산적인 것이 되게 하려면, 생각을 단순하고 분명하고 정확한 언어로 표현한다.
화자가 장황하고 막연하게 얘기하면, 청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다.
그리하여 상호 이해가 깨지게 되니 상대방 말을 서로가 자기 식으로 해석하고, 그 결과 불통과 오해와 (사소한) 말다툼으로 이어지기 쉽다.
자신뿐 아니라 청자한테도 의미가 있게끔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하다.
정보가 지나치게 많지는 않은지 살펴보자!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듣게 되면, 제대로 납득하고 수용할 가능성이 떨어지기 마련.
우리는 하루 일과에서 70%의 시간을 소통에 쓰고 있고, 이 때문에 소통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 그런 생활이란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통 참여자들 수효에 따라, 관계 유형에 따라, 몇 가지 소통 형태가 있다. 이를테면…
1) 개인의 내적 소통
2) 다른 사람과의 대인 소통
3) 그룹 소통
4) 공공연한 대중 커뮤니케이션 등.
언어에 따라서는 세 종류의 소통을 들 수 있겠다.
1) 구두(언어) 소통
2) 비언어 소통
3) 준(準)언어 소통.
소통은 모든 인간관계의 기초.
우리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고 살면서 더 많은 것을 이루고자 한다면 소통 기술을 키워야 한다.
*의사소통 기술을 키우기 위한 비결 몇 가지
1. 믿음을 얻으려면 긍정적인 단어들을 쓴다
명료하고 긍정적인 단어들로 말을 해야 할 것.
왜냐면 당신이 사용하는 단어나 설명이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느낌과 생각을 결정하니까.
2. 스토리텔링
이건 다른 이들이 당신 메시지를 이해하게 하는 방법들 중 하나.
스토리를 말하는 것 외에, 금언이나 명언을 인용하거나 조크를 입에 올릴 수도 있다.
스토리를 통한 언어 소통은 당신이 제시하는 것에 상대가 눈길 돌리도록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물론, 조크가 흔히 사람들 긴장 풀게 하고 마음을 더 열어 당신 말을 듣도록 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스토리를 전하는 방식이 듣는 이들의 생각이며 행위, 기분에도 영향 미칠 수 있음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들은 스토리를 들으면서 경험을 상상할 수 있고, 반응을 보일 것이다.
좋은 스토리를 아주 잘 얘기하면,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말로 하는 소통. 발신자의 메시지 - 수신자의 피드백)
3. 질문을 제대로 알아듣기 쉽게 한다.
정확한 답변을 얻을 필요가 있다면, 명확하게 질문하라.
이것은 당신이 모든 사람을 긍정적 논쟁에 불러들이고 당신 자신도 좋은 청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사람의 지력은 답변보다 질문에서 더 잘 드러난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답변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거기(무지)에다 탐욕까지 갖추었다면… 이는 또 완벽한(?) 저주를 받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이에 관해서는 더 왈가왈부할게 없겠지요.
'아는 것이 힘이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 등등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격언은 많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무지는 신이 내린 저주이며, 지식은 우리가 하늘로 오르게 하는 날개'라는 금언까지 있겠습니까.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려 노력함은 당연지사인데, 차고 넘쳐서 지나침 또한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물질에서든 정신에서든 별반 차이가 없는 듯싶습니다. 즉, 사치, 화려함, 분수 없음, 허영심, 공명심 따위가 다 조심하고 경계할 대상이 아니던가요?
아는 것이 많다고 과연 하늘에 오를 수 있을지 의문 들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아는 것이 많으면 분별력과 안목과 지혜 같은 덕목을 싹 틔우고 가꾸는 데 도움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한데 세상사라는 것이 참 오묘해서, 아는 것이 너무 많을 때,
특히 어떤 분야에서 소위 전문가 소리를 들을 때, 자칫 잘못하면 외려 <소통에 장애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왜?'를 알아보기 전에 한 가지 실험 사례를 소개하지요.
<실험>
스탠퍼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한 졸업생이 1990년 아주 단순한 게임을 하나 했다고 합니다.
즉, 피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한 쪽은 <Happy birthday> 같이 누구나 잘 아는 여러 노래의 리듬을 두드리게 하고, 다른 쪽은 그 리듬을 주의 깊게 들으면서 그게 무슨 노래인지 알아맞히는 것.
결과가 어땠을까요?
이 실험에서 한 그룹의 tapper들이 두드린 리듬의 노래는 모두 120개인데, 청자들이 정확하게 알아맞힌 곡은 3개였다는군요. 성공률 2.5%.
그런데… 실험에 들어가기 전에
"청자들이 리듬만 듣고 어떤 노래인지 정확하게 짐작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하는 질문에 tapper들은
"50%는 될 거야"
하고 응답했고 합니다. 달리 말해,
리듬을 두드리는 사람들은 자기네 메시지가 둘에 하나는 (50%는) 제대로 전달될 것이라고 예상(기대)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된 메시지는 40개 가운데 한 개 꼴에 (2.5%) 불과했던 겁니다.
바로 이 대목이 중요해요.
누구나 다 잘 아는 노래의 리듬을 두드리는 이들은 그렇게 두드리면서 그 노래의 멜로디며 노랫말까지 속으로 떠올립니다. 당연하지요? 그러면서 '에이, 이런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생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그 리듬이 청자들에겐 해괴한 모스 부호처럼 들릴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
제가 설명을 잘 했는지 모르겠으나, 전문 용어를 남발하는 전문가들 대다수가 저 tapper들과 같은 심리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니, 그렇습니다.
'에이, 이 정도를 설마 모를까. 이런 용어야 다들 웬만큼은 알겠지'
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지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것과도 조금은 비슷할지 모르겠어요. 혹은, 역지사지가 부족한 탓일 수도 있을 거예요.
혹은, 더 나아가자면,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도…
그래서 본래 메시지를 잘 전달하지 못하게 되고, 나아가 소통에 장벽을 만들게 됩니다.
이런 현상에 <지식의 저주>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배음, 언어 호흡>
제 경우에도 '아, 내가 지식의 저주를 받은 모양이야' 하고 느낀 경우가 제법 됩니다.
이를테면, <소통과 보이스, 스피치 세미나>에서 멤버들과 함께 얘기 나눌 때 그런 경우가 있어요.
"이완하고 진동과 공명을 통해 여러 배음(倍音)을 키워야 합니다" 혹은
"목소리를 제대로 내려면 먼저 언어 호흡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한데, 나중에 어떤 회원들이 그럽니다.
"아, 난 배음이 배에서 나오는 소리인 줄 알았어요."
"언어 호흡이란 말은 머리털 나고 처음 들어 봐, 그게 뭐야?"
물론,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면 "아아, 그거?" 하고 이해들 하지만, 처음엔 사실 저한테도 '이 정도는 누구나 웬만큼 아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어서 가볍게 지나친 경우가 있다는 얘깁니다. ㅜ.ㅜ
<여러 분야에서>
'고객 만족!'이나 '효율성 100% 달성!' 같은 훌륭한 경영 전략도
실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직원들에게 두루 알리고 교육하지 않는 한,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힘들 겁니다.
비즈니스에서, 경영진과 일반 직원들은, 홍보자들과 고객들은, 본부와 현장 직원들은, 다 나름의 정보에 의지하지만 정보 불균형이 심한 탓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저 실험에서 tapper들과 청자들 경우처럼 말이죠.
전문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예를 들어, 건축가나 회계사, 엔지니어, 의사, 학자, 법률가들이), 전문 용어를 좀 입에 올려야 신뢰를 더 키울 수 있지 않겠는가, 중요한 개념들의 격이 살지 않을까, 내가 좀 더 '폼이 나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사실 지식이 저주가 되는 까닭은,
전문 분야에서 새로운 영감이나 기발한 아이디어를 더 잘 떠올릴수록, 그것을 명쾌하게 전달하기가 더 힘들다는 데 있어요.
하지만 힘들다는 것일 뿐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지식의 저주를 떨치는 방법>
1. 나에게 지식의 저주가, 그런 인간적인 취약함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인정하기.
2. (말하기에서) 다방면으로 질문을 적극 장려한다.
사람들이 쓰는 단어를 주의 깊게 듣는다. 명료하고 단순한 질문에 명료하고 단순하게 대답하는 방법을 궁리한다. 전문용어가 과다하게 나올 때, “그걸 다른 식으로 어떻게 말할 수 있나요?” 하고 물으라. 혹은 “그 단어를 쓸 수 없다면, 어떻게 말했겠어요?”
3. 스토리텔링을 적극 장려한다.
우리 뇌는 이야기에 접속이 잘 되기 때문에, 스토리가 사실과 숫자보다 기억하기 더 쉽다. 실제 인물에 관해 실제 스토리를 동원하여 (구체적인 단어들로) 설명한다. (혹은 가공의 인물이 있는 가설적 상황을 이용해도 좋다.)
4. 독창적인 은유와 비유를 찾는다.
비유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낯선 개념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연결해 주기 때문에 유용하다. '아아, 이건 (내가 알고 있는) 그것과 비슷해, 이제 감을 잡겠어.'
5. 스피치 원고를 저런 식으로 작성한 뒤에 소리 내어 읽어 본다.
6. 원고를 목표하는 청중 가운데 누군가에게 주어 읽은 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물어보게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겪지요?
외지인에게 길을 알려줄 때도, 어쩌면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을 겁니다.
이건 가장 간단한 단계. 당신한테 있고 주변에서도 그렇게 보는 성격이나 습관, 특징, 자질을 적는다. 소극적일 필요도 없지만, 자신의 장점과 가치를 미주알고주알 적을 필요도 없다. 중요한 자질 3-6개로 족할 것. 예를 들어, 내 친구 고비 씨는 첫 번째 창에 이렇게 적었다.
*적극적인 – (주된 업무인 인터넷 작업 두 군데 이외에도 하루에 많은 일을 해낸다. 그러면서 친구들과 가족 위한 시간도 낸다.)
*믿음직한 – (친구들도 가족도 그녀의 진실함을 의심치 않아.)
*책임감 있는 – (약속했다 하면, 핑계거리 찾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의지 강한 – (내가 오래 전부터 아는 한, 그녀는 늘 그랬다.)
*여성스러운 – (이 단어의 정의를 분명히 해야겠지만, 통념에 어긋나지 않는다.)
<숨겨진 구역>
본인은 알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썩 드러내고 싶지는 않은 성격이나 습관, 자질 등을 적는다. 그렇게 되는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자신을 실제 모습보다 더 좋게 보이고 싶은 마음
*그런 면을 누군가가 당신에게 불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경계심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 해도) 자신을 지나치게 노출하고 싶지 않은 마음 등등.
고비가 적은 목록은 이렇다.
*발끈하는 – (똑똑하고 신중한 그녀가 쉽게 노여움 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웠는데, 알고 보니, 꾹꾹 눌러 담는 것이었더라.)
*상처 받기 쉬운 - 불손하고 무례한 행위나 모욕에 그녀는 거의 유머로 응대하곤 했다. 내 보기에, 결코 상처 받는 일이 없을 듯했는데, 무례한 사람들한테는 화가 나고 마음 상한다고 하는군.)
*안달하는 – (알고 보니, 그녀는 많은 것에 노심초사한다. 단지, 그런 면을 다른 이들한테 내보이지 않고, 그래서 여유 있어 보이는 것일 뿐.)
<깜깜한 구역>
주변 사람들이 당신한테서 보지만 당신 자신은 못 보는 성격과 특성이 여기 들어간다. 이 창을 채우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1) 가까운 친구한테 부탁
2) 주변 사람들이 당신 성격에 관해 말하는 것을 한동안 귀담아듣기.
전자가 훨씬 더 간단하고 빠르다.
고비는 자신이 모르는 자기 성격을 말해 달라고 나한테 부탁했다. 난 이렇게 적었다.
*인정 많은 – (‘철의 여인’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떠돌이 동물이나 아픈 아이들, 외로운 노인들을 얼마나 걱정하는지 내가 잘 안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는 온 세상의 약자들을 구했을 것.)
*자기중심적인 – (이 대목에서 난 그녀의 가벼운 핀잔을 들어야 했지만, 내 나름대로 증거를 들이댔다. 즉, 나하고 대화할 때조차 그녀는 가끔 자기자랑을 늘어놓으며, 칭찬이나 컴플리멘트를 기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기 얘기 비중도 크다. 그녀도 동의했다.)
*과감한 – 거미를 보고 놀란다 해서 그 사람을 겁쟁이라 부를 수는 없다. 특히, 새로운 일에 과감히 뛰어들며, 약자 편에 서서 싸우는 사람인 경우에는 더더욱.)
<미지의 구역>
이 마지막 구역을 채우기가 가장 힘들다. 본인도 주변 사람들도 모르는 특징을 적어 넣어야 하니까. 그렇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방법이 몇 가지 있으니까.
1) 당신이 갖추기를 갈망하지만, 당신 보기에 그렇지 못한 자질을 적어 넣기 (내면에서 점차 키우기.)
2) 다른 절친한 이들이 당신을 두고 툭툭 던지는 말에 귀 기울이기.
예를 들어, 고비 씨 남편은 가끔 농담조로 "나한테 좀 더 살갑게 대해 줘~" 하고 말한다. 그녀의 직장 상사는 "고비 씨, 인턴이 새로 들어왔는데, 첫날부터 겁주지는 말아요." 하지만 모든 농담에는 일정한 몫의 진리가 숨어 있는 법.
"난 내 안으로 들어가서 온 세상을 찾아내겠어!"
- 요한 볼프강 괴테 (1749-1832)
[조하리 윈도 모델 결산]
우리는 여러 상황 특성을 감안하고 자기 행동 라인을 가장 효과적으로 세우면서, <조하리 윈도> 각 구역의 평수가 목적에 맞게끔 바뀌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평소에, 늘, 일상에서!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자신과도 그렇고 소통하는 사람들과도 최고 수준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게 되며, 자신의 새로운 면을 늘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열린 구역>을 의식적으로 꾸준히 넓힐 수 있다.
*자신에 관해 본인이 잘 알고 있는 여러 자질을 공개적으로 내보이면서 <숨겨진 구역>을 축소하며, 또 그럼으로써 주변 사람들이 이전에 알지 못했던 측면을 알게 하기.
*자신에 관해 주변 사람들에게 질문하고 피드백을 분석하면서 <깜깜한 구역> 축소하기.
*필요한 여러 자질을 목록으로 작성하고 갖추는 방법을 계획하여 실행하면서, <미지의 구역>을 축소하기.
*주변 사람들 보기에 나한테 미약한 자질이 무엇인지 물으며 스스로도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숙고하여 <미지의 구역>을 줄이고, 향후 그 여러 자질을 갖추기.
몇 달 뒤 고비의 <미지의 구역>에는 이런 형용사들이 적혔다.
*자애로운, 친절한, 독창적인, 관대한, 인심 좋은.
이 방법이 우리를 일순간에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만병통치약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삶을 더 낫게 바꾸고 사람들과 올바른 소통을 유지하며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적어도 고비 씨는 <조하리 윈도> 덕을 많이 봤다고 확신한다. 그녀 인생에서 오해와 마찰이 훨씬 줄어들었으니까.
자기계발을 시작하고 자신을 더 많이 인식하게 될 때, 우리한테는 이런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지?
내가 알고 있는, 그런 사람일까, 아니면 나를 다른 이들이 더 잘 아는 걸까? 본연의 나는 어떤 사람이지?
자기인식의 미더운 틀
내가 지금까지 ‘나 자신’과 살아온 만큼, 나보다 나를 더 잘 알 만한 사람은 없잖아. 하지만, 다른 이들이 가끔 나한테 내가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뭔가를 말해 주기도 하는데, 그걸로 보자면 그들이 나를 나보다 더 잘 아는 것 같기도 하단 말이야.
도대체 진실은 뭐지? 실제로 난 어떤 사람이야?
<조하리 윈도>는 우리 자신의 긍정적 속성과 부정적 속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뿐 아니라, 다른 이들과 상호작용에서 열린 자세를 취하면 개인의 내적, 사회적 성격의 문제도 더 잘 해결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자신의 내면과 어울리는 이들을 최대한 더 자주 살펴보려 한다면, 적절한 소통 전략을 취하고 여러 상황에서 출구를 훨씬 더 쉽게 찾을 것이다. 또한, 설정한 목표와 의도한 성과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많은 난관을 피할 수도 있게 된다.
한마디로, 자신의 장단점을 알 수 있다.
*주변에서 당신을 어떤 사람으로 보고 있는지 알게 됨. *본인의 본질을 알 수 있음. *자신의 감춰진 측면을 열 수 있음. *자신의 심리 초상화를 그릴 수 있음. etc.
이 모델은 활용하기가 아주 쉬워서, 초보자도 가능하다.
<조하리 윈도>를 소통 측면에서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1. <열린 구역>
사람들이 정보 주고받고 서로를 이해할 때, 관계가 좋아진다. 이 구역이 더 넓을수록, 1) 개인에 대한 정보를 서로 더 많이 알게 되며 2) 사람들 관계가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며 서로에게 이롭게 된다.
2. <깜깜한 구역>
다른 이들은 알지만 본인은 모르는 정보를 담는 이 구역이 클수록, 서로 이해하기가 더 어렵다.
3. <숨겨진 구역>
자신에 관해 본인은 알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는 알려지지 않은 정보가 담긴 이 구역으로 인해 소통이 힘들게 된다. 자신에 관한 부정적 정보를 다른 이들한테 감춤으로써 몰이해나 오해가 생겨 마찰을 빚을 수도 있으니까.
*참고. 단순히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누려 하지 않는 정보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떤 영향력을 얻거나 상황을 지배하려는 욕심에서 정보를 감추고 나누지 않는 경우가 일상에서는 훨씬 더 많다.
4. <미지의 구역>
본인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담고 있는 이 구역을 축소함으로써 소통 효율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실행 방법]
네 구역을 다 채워야 하는데, 어떻게 채우나?
1) 먼저 자신에 관해 아는 바를 적는다.
2) 가까운 이들한테 당신에 관해 얘기해 달라고 청한다.
그 결과 전반적인 도식이 나올 것.
1) 나 자신에 관해 내가 알며 주변 사람들도 보는 자질은 무엇인지. 2) 나는 생각도 못하는데 주변사람들이 보는 것은 무엇인지. 3) 나에 관해 (주변에서는 모르고) 나만 알며 보는 것은 무엇인지. 4) 나도 지인들도 나에 관해 관찰하지 못한 자질들은 무엇인지.
사실, 아주 간단하고 편리한 방법이 있다. 형용사를 동원하는 것. (요 아래 형용사 어군을 제시하겠지만, 그 이전에 당신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다.)
1단계: 자신의 특성에 어울리는 형용사들을 각 구역에 집어넣기. 2단계: 가족이나 친구, 지인, 동료들에게도 똑같이 하도록 제시하기.
(누군가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속성이 있다면, 단계를 바꿀 수도 있다.) 각 구역을 다 채운 뒤, 그 결과를 과감하게 해석해 본다.
그러면 <조하리 윈도>를 활용하여 자신을 더 잘 알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형용사 어군을 제시한다.
적절한 단어를 찾을 수 없다면, 무엇을 느끼는지 표현하기 힘들지 않겠는가? 인터넷 검색으로 <느낌 차트>를 찾아 살펴보면서, 감정 범위를 이해하고 느낌을 묘사하는 단어들을 충분히 익히라.
** 느낌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들을 익히도록 한다. 예를 들면, 흔히 쓰는 ‘좋은’ 대신에, ‘기쁜/즐거운’, ‘행복한/상서로운’, ‘고마운/감사하는’, ‘우쭐대는/의기양양한/득의만만한’ 같은 단어를 이용한다. 마찬가지로, 그저 ‘나쁜’ 느낌이라고 말하는 대신에 ‘화난/짜증나는/초조한’, ‘불확실한/미심쩍은/모호한’, ‘거부된’, ‘낙담한’ 느낌을 받는다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라. (*어휘력 강화 방법)
4. ‘난 왜 이렇게 느끼는 거지?’ 하고 자문한다.
느낌의 뿌리에 이르기 위해 ‘왜’라고 잇달아 자문하라.
예를 들어, “난 울고 싶은 느낌이야. 왜 그렇지? 왜냐하면 부장한테 화가 많이 나니까.
그건 또 왜? 왜냐면 그가 나를 불쾌하게 만들었으니까.
그건 또 왜? 왜냐면 나를 존중하지 않으니까.”
느낌의 밑바닥에 이를 때까지 ‘왜’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라.
5. 복합적인 느낌과 감정을 해부한다.
우리는 동시에 여러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 감정들을 하나씩 풀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각각에 대처할 수 있으니까.
예를 들어, 오랜 기간 병으로 고생하다가 세상을 뜬 친척이 있다면, 그 죽음에 슬퍼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안도감이 들 수도 있다.
* 복합적인 감정은 1차 감정과 2차 감정을 함께 느끼기 때문에 생긴다.1차 감정은 어떤 상황에 대해 처음 내보이는 반응이요, 2차 감정은 1차 감정에 뒤따라 나오는 직-간접적인 감정이다. 예를 들어, 만약 사귀던 사람한테 차임을 당했다면, 처음에 괴로운 느낌에 휩싸일 수 있다. 그러다가 ‘내가 사랑 받을 가치가 없나’ 하는 느낌도 들게 된다.
1차 감정과 2차 감정을 해부하고 판독할 필요가 있다. 심리의 흐름을 더 확실히 그려 볼 수 있다.
사적인 대화와 업무 대화에서 모든 유형의 질문을 적용할 줄 알면 여러 목적을 달성하기가 더 쉽다.
먼저, 주요 질문 유형.
<수사적 질문>
이런 질문은 상대한테서 (지지, 주의 강조, 해결 과제 등) 필요한 반응을 야기하며 직답을 요하지 않는다.
또 표현에서 화자의 성격과 감정을 키우며, 말을 더 풍부하고 감성적인 것으로 만든다.
예,
"언제나 되어야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기를 배울까요?”
“이번 사건을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여길 수 있을까요?”
수사적 질문은 짧고 간명하게 들리며, 적절하고 알아듣게 틀을 갖춰야 한다.
이런 질문에 대한 동의와 이해의 표시는... 흔히 침묵. ("침묵은 긍정"이라는 말이 바로 이에 해당할 것.)
<도발적 질문>
이런 질문은 상대의 (논적의) 감정에 불을 지필 목적으로 던진다.
그가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여 은밀한 정보를 털어놓거나 불필요한 뭔가를 마구 늘어놓게 만들기 위함.
도발적 질문은 순전히 조종을 목표로 하는 것이지만, 때론 일 처리상 필요하기도 하다.
단, 이런 질문을 던지기 전에 그와 관련된 위험성을 죄다 감안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일종의 도전장을 던지는 셈이니까.
<화제 전환 질문>
대화의 주된 방향이 질문자의 관심과 멀 때, 그 관심 쪽으로 눈길을 돌리게 하는 질문.
자신의 어떤 문제 쪽으로 대화를 돌리려는 갈망에서 무심코 (대화 주제가 흥미롭다면, 그것과 무관한 것을 물을 필요가 없겠지), 혹은 의도적으로 건넨다.
만약 당신의 <전환 질문>에 상대가 지금 토픽에서 멀어지지 말라고 한다면, 그렇게 하는 게 좋다.
그러나 이때 당신이 내놓은 주제를 나중에, 다른 시간에 살피고 의논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다.
<전환하는 질문>은 또한 대화 주제를 그냥 벗어나거나, 그 대목이 재미없거나 불편할 때도 던진다. (그 사람과 지금 소통을 소중히 여긴다면, 이런 질문은 건네지 않는 게 좋다.)
<릴레이 질문>
상대가 제 자리에 빙빙 돌면서 얘기를 쉽게 전개하지 못하거나 않을 때, 진도가 나가게끔 이끄는 질문.
상대방 얘기의 어떤 대목을 포착하고, 상대 입장을 더 드러내게 자극하는 솜씨를 요한다.
예,
"지금 그런 얘기로 뭘 말하고 싶은 건가요?.."
<지식을 과시하는 질문>
자신의 박식과 어떤 분야에 정통함을 대화 참여자들에게 드러내며 상대의 존중을 사려고 하는 목적에서 던지는 질문.
일종의 자아확인, 자기긍정.
단, 이런 질문을 던지려면, 실제로 그 대상에 정통해야 한다. 그런 질문에 다른 이들이 당신에게 대답하라고 요청할 수 있으니까.
"그럼, 당신 질문에 당신이 대답해 보세요.”
<거울 질문>
상대방의 언급을 일정 부분 담아서 건네는 질문.
말한 사람이 자기가 한 언급을 자신 바깥에서 보게 하기 위한 것.
또한 대화를 아주 적절하게 만들며, 대화에 의미와 개방성이 충분히 담기게 한다.
예,
“이런 걸 다시는 나한테 지시하지 말아요!” 하는 말에
“당신에게 지시하지 말라고? 이 일을 그렇게 잘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당신 말고 또 있을까?” 하고 건네는 물음.
이런 경우에 상대방 말에 “왜? 어째서?” 하는 질문을 던진다면, 상대는 방어 자세를 취하면서 변명이나 합리화, 이상한 원인을 찾게 되며, 자칫 비난이 오가며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다. '거울 질문'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낸다.
<택일 질문>
열린 질문의 형식이지만, 몇 가지 대답 버전을 담는 질문.
예,
"당신은 왜 엔지니어라는 직업을 택했나요? 처음부터 마음먹은 것이었나요, 아니면 아버지의 길을 따른 건가요, 혹은 친구가 있는 직장에 들어가려 한 건가요, 혹은 본인도 이유를 모르나요?"
이런 질문은 말수가 적고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상대를 적극적인 대화로 끌어들이기 위함.
<침묵을 채우는 질문>
대화에서 간혹 생기는 어색한 침묵을 채우는, 적절한 질문.
<위로하는 질문>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위로하고 달래는 작용을 하는 질문.
어린 자녀들이 있다면, 이런 질문이 익숙할 것. 그들이 뭔가에 풀이 죽어 있고 정신 팔려 있다면, 질문을 몇 가지 던짐으로써 달래고 진정시킬 수 있다.
이것은 즉각 효과를 낸다, 질문에 대답하면서 고민거리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니까. 어른들한테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제대로 질문하는 솜씨를 키우려면 이런 원칙을 지켜야>
1. "간결함은 재능의 누이"
질문은 짧고 명확하고 분명해야.
그래야 대답 들을 가능성이 커진다.
복잡하게 넓게 생각하며 주제에서 멀리 벗어날 때, 구체적으로 뭘 묻고 싶은지 잊을 수 있다. 당신이 질문을 5분 동안 늘어놓는 동안, 상대방은 당신이 묻고 싶은 게 도대체 뭔지 머리가 복잡해진다. 질문이 잘 안 들리거나 이해되지 않을 때도 그럴 수 있다. 만약 멀리 나아가고 싶다면, 먼저 내용을 설명한 뒤 이해되는 질문을 짤막하게 던진다.
2. 질문이 심문처럼 들리지 않게 하려면, 억양을 부드럽게 한다.
질문 어조에서 대답을 강청한다는 빛을 내보이지 않아야 하며 (물론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어조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울려야. 상대에게 양해 구하는 듯한 물음도 때론 아주 예의 바르게 들린다.
“확인 삼아 몇 가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3. 질문 솜씨는 경청 솜씨와 불가분의 관계.
사람들은 자기 말을 주의 깊게 들어주는 이들에게 아주 호감을 보인다.
당신 질문에 그런 주의 깊음으로 대할 것. 자신의 박식과 관심을 내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인 질문이 나오거나 이미 준비된 것을 수정하는 빌미가 될 수 있는 정보를 끄집어내지 않는 것도 역시 중요하다.
4. 대다수 사람들은 직설적인 질문에 여러 이유에서 곧장 대답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기술하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잘못된 정보를 건넬까 저어하기도, 내용을 잘 몰라서, 개인적이거나 회사의 규범 때문에, 말수가 적거나 수줍음이 많아서, 등등.) 어떤 경우이든 상대한테서 대답을 들으려면, 그가 관심 갖게 하고, 대답하는 것이 이롭다는 점을 설명할 필요.
5. 이런 식의 질문은 안 하는 게 좋다.
“당신은 어떻게 ...을 할 수가...?”
“당신은 왜 ...을 하지 않나?”
올바른 질문이란 정보를 청하는 것이지, 은근히 비난하는 건 결코 아니다.
상대방 행동에 불만을 드러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런 점을 분명하지만 재치 있게 서술 형식으로 말하는 게 더 낫다. 질문 형식이 아니라.
먼저 (자신과의) 내적 대화를 잘 구성한 뒤 외적 대화에서 질문의 주요 유형을 알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내적 대화'를 건너뛰고 바로 외적 대화로 넘어간다.
흔히 말하는 (외적) 대화가 일방적인 독백보다 더 활기차고 더 생산적이고 더 우호적인 것이 되려면, 잘 다듬은 질문을 적절한 순간에 건넬 필요가 있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대답하는 사람보다 질문하는 사람이 대화를 주도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측면은, 역설적이겠으나, '말을 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이 대화를 지배한다'는 주장과도 맥이 닿는다.)
또한, 적절한 질문을 적시에 던짐은, 대화에 관심과 몰입 정도를 상대에게 내보이며 나아가 상대와 좋은 관계 맺기를 희망한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건 다 질문이 심문처럼 들리지 않을 때만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런 까닭에 환담이나 업무 대화에 임하기 전에 상대에게 건넬 질문을 몇 가지 준비하고, (업무 대화에서는) 본론으로 넘어가거나 (일상 대화에서는) 필요한 주제를 건드리게 되면 곧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심리적인 우위를 차지).
대화에서 건네는 질문에는 이런 성격의 것들이 있다. <닫힌 질문>
이런 질문의 목적은 확정된 대답을 얻기. 동의나 거부, ‘네’나 ‘아니요’.
닫힌 질문은 뭔가에 대한 가부를 분명히 해야 하는 경우에 필요하다.
“당신은 이걸 받아들이나요?”
“당신은 이걸 해 봤어요?”
“이걸 시도해 보겠어요?”
혹은, 뭔가에 대한 태도를 분명하게 정해야 하는 경우에 (이후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기 위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이게 괜찮아요?”
("네", "아니요"로만 대답할 수 있는) 닫힌 질문은 질문자가 정한 방향으로 상대를 이끌기 위해 건넬 수 있다.
단,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상대에게 최종 결정하거나 수락하라고 다그치면 안 된다. 역효과가 나기 쉽다. 종용하기보다는 납득시키는 것이 더 쉽다는 점을 명심.
닫힌 질문에도 성격이 좀 다른 경우가 있다.
부정적으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일부러 던지는 경우.
예를 들어, 널리 통용되는 가치를 언급하면서. (*소크라테스 기법)
"우리 인생은 늘 조금씩이나마 전진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나요?"
"물건을 살 때 품질과 A/S를 중시하나요?"
이런 식의 질문은 왜 필요한가.
뭔가에 긍정적으로 대답할 때, "네"라고 말할 때, 그 사람의 기분이 좋아진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 엔도르핀 분비). (이건 상대를 조종하는 수법 중 하나). 그 반대도 마찬가지여서, 적절한 질문을 제대로 건네지 못할 경우 "아니요"라는 대답을 더 많이 듣게 될 것. 이는 곧 당신 제안이나 주장이 거부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
따라서 쉽게 동의 얻을 수 있는 작은 것들로 대화를 시작한다.
거꾸로 말하자면, 부정이나 반박을 살 내용이나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하지 말라. 그러면 바라는 결과를 얻기가 더 쉬울 것.
<열린 질문>
이건 가부를 전제하지 않는 질문으로서, 상대로 하여금 더 생각하게 하며 당신 제안에 상대방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더 잘 알 수 있다. 닫힌 질문으로는 얻기가 아주 힘든, 상세한 정보를 새로이 얻는 좋은 방법.
따라서, 대화에서는 열린 질문을 여러 모로 더 자주 이용할 필요가 있다.
상황 이해에 도움이 되는 사실을 묻는다.
“무슨 의미인가요?”
“얼마나 되지요?”
“어떻게 결정되나요?” 등등.
상대의 관심이 무엇인지, 상대가 만족할 조건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상황을 상대가 어떻게 대하는지 규명한다.
“이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에 대한 당신 입장은?”
질문 형식으로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제안도 담는다.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이런 버전을 시도하면 안 될까요?”
이런 질문 형식은
“내 제안은 ...이렇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더 좋아”
“내 생각에는...”
같이 대놓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 상대방은 자신이 존중 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그래야 하고!)
상대의 의견과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관심 갖는다.
"당신은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여기엔 무슨 조건이 붙나요?”
불명확한 것을 다 확인한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
“그러니까 무엇을? 어떻게?”
“뭣 때문에?”
상대가 설명하지 않은 부분을, 사적인 것이든 업무적인 것이든 규명한다.
"우리가 빠뜨린 건 없나요?"
"어떤 문제를 우리가 다루지 않았나요?"
께름칙한 대목이 있다면, 그 원인을 확인한다.
"뭣 때문에 염려하시는 건가요?"
"뭐가 마음에 안 드나요?"
"의심쩍은 부분이 있나요?"
"이게 왜 불가능하다고 보시는지?"
열린 질문의 특성
•상대를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생각한 뒤 대답하게 자극. •상대가 어떤 정보와 근거를 내놓을지 자신이 검토하여 택하게 한다. •상대를 폐쇄적이고 우물쭈물대는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며, 있을지 모를 소통 장벽을 제거. •상대가 정보와 아이디어, 제안의 원천이 될 것.
그런데 상대방이 열린 질문에 대답하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대화를 다른 쪽으로 이끌거나 자기한테 유리한 정보만 끄집어낼 수 있는 만큼, 주요 질문과 보충 질문, 확인 질문, 유도 질문을 건넬 필요가 있다.
1) 주요 질문은 미리 계획한 것이며, 열린 질문일 수도 있고 닫힌 질문이 될 수도 있다.
2) 추가 질문은 미리 준비하거나 자연스레 나오는 것으로서, 주요 질문에 이미 나온 대답을 보충하기 위함.
3) 확인 질문은 짧고 간결한 대답을 요한다. 미심쩍은 경우에, 뉘앙스를 확인하기 위해. 정상적인 사람들은 거의 늘 자신의 뜻을 정확히 전하려고 애쓰며 상대방이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질문을 기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상대가 확인 질문을 간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저하지 말고 확인 질문을 던지라!
4) 유도 질문(leading question)은 내용상 특정한 답변이 나오게끔 은근히 유도하고 암시하는 질문. 이런 질문은 소심하고 우유분단한 사람과 상대하면서 대화를 정리할 때, 혹은 상대가 수다스러워서 대화를 필요한 궤도로 되돌려야 할 때, 혹은 당신 생각이 옳다는 것을 (당신 제안이 이로운 것이라 믿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 건넨다.
유도 질문은 상당히 집요하게 들리기 쉽다. 당신 생각이 옳다고 상대에게 인정하며 동의하라고 다그치는 셈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질문은 아주 주의해서 건네야 한다.
(수사적 질문, 도발적 질문, 화제 전환 질문, 릴레이 질문, 자기 견식을 과시하는 질문, 거울 질문, 선택 질문, 침묵을 채우는 질문, 위로하는 질문 등) 질문의 주된 유형과 <질문 기법>은 다음 포스트에서.
달리 생각하자면, 정보를 얻는 방법이자 대화 상대의 생각을 필요한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질문하는 사람이 대화를 지배한다.")
질문을 던짐으로써, 우리는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불확실한 것을 규명하게 되지 않나요?
급변하는 현대 사회의 특징이 미지와 불확실성인 만큼,올바르게 질문하는 솜씨를 키운다는 것은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아주 필요하겠습니다.
"오해해서 미안해요, 당신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어요."
사람들 대화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
그런 말을 입에 올리고 싶지 않다면, 올바르게 질문하는 기법을 익혀야 합니다.
그러면 상대의 뜻을 잘 파악하여 오해와 갈등을 피하게 되지요.
실제로, 질문할 기회를 무시하거나 필요한 순간에 질문하지 않고 그저 지레짐작이나 추측에 머무는 경우가 있지 않나요? 적지 않아요! 그리하여 다른 이들에 대해 잘못된 인상을 품으며, 그들에게 없는 결점이나 장점을 마음대로 그려 넣기도 하지요?
이건 다 익어서 나중에 오해와 충돌을 낳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든지, 제대로 질문하는 솜씨를 갖출 필요가 있어요.
업무 대화이든 사적인 대화에서든 질문을 제대로 할 줄 알면, 이런 점에서 도움이 됩니다.
• 파트너와 대화 상대에게 관심 있음을 표명함에. • 자신의 가치체계를 상대방이 알게 하고, 상대의 것을 규명하기에. • 정보 얻고, 의문 표현하고, 자기 입장 밝히고, 미더움을 말하고, 상대방 언급에 관심 갖고, 여유로움을 드러내고, 또 대화에 충분한 시간 들일 준비가 돼 있음을 내보이는 데. • 소통을 주도하기에 • 대화를 다른 주제로 넘기기에 • 상대방의 독백을 함께 나누는 대화로 만들기에.